[머니 칼럼] 오로지 믿을수만 없는 그루들의 금리 전망
박문환 이사 / 하나금융투자 청담금융센터
과거에는 FOMC회의를 하루만에 뚝딱 마치고, 곧장 그 결과를 발표했었습니다.
하지만 금융 위기 이후 좀 더 신중을 기한다는 의미로 이틀에 걸쳐서 회의가 진행되고 있지요.
오늘 새벽에 FOMC회의는 이미 시작되었구요, 이제 우리 시각으로 내일 새벽이면 회의 결과가 발표됩니다.
하루 전에 비해서 조금 더 9월 인상 가능성은 높아졌습니다. 대략 18% 정도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오늘 밤에 금리를 올릴까요? 아니면 동결할까요? 그리고 동결한다면, 혹은 올린다면 주가의 반응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일단 시장의 생각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의 경제전문방송 CNBC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41명의 응답자 중에서 90%가 이번 달 연준이 기준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재미 있는 것은 무려 88%의 응답자가 오는 12월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니까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한 번은 올릴 것이라는 생각에는 대부분 동의 하고 있다는 말인데요, 그 시기에 대해서는 9월 보다는 12월이 월등히 우세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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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동결되거나 혹은 인상했을 때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부분이 중요합니다.
일단 채권왕이라는 닉을 가지고 있어서 적어도 채권 시장과 금리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최고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빌그로스>는 9월 인상 가능성을 50% 이상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실 이분은 몇 일 전까지만 해도 거의 100%에 가깝다는 비공식적인 전망을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심한 어조로 9월 인상설을 주장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비앙코 리서치의 <짐 비앙코>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미룰수록 신뢰도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연준이 이번 주 금리를 올리지 않으다면 큰 실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주장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연준 의원들은 물론이고 자넷 옐런 의장도 금리 인상이 임박했음을 계속 경고해왔었는데요, 심지어 연준 부의장 스탠리 피셔는 두 차례도 가능하다는 경고도 했었습니다.
그렇게까지 말했었는데, 이번에도 또 올리지 않을 경우 자칫 신뢰성의 문제로 비약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럼 이번에는 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의견을 들어보죠.
아무래도 주택 담보대출 비중이 많은 웰스파고의 경우에는 금리 인상이 좀 뒤로 미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인 것 같습니다.
최근 금리가 오르기 전에 주택을 마련하자는 수요 때문에 주택 경기가 초호황에 있거든요.
어쨌거나 웰스파고의 <마크 비트너>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GDP 성장률이 2%도 안되는데, 9월에 금리를 올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좀 더 강한 어조로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는데요, ACG애널리틱스의 <래리 맥도널드>는 "만일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면 주식 시장이 10~15%가량 급락할 것이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럼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죠.
어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9월이든 12월이든 별 차이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금리를 9월에 올린다면 살짝 흔들리기는 하겠지만 10~15%나 급락할 것이라는 래리 맥도널드의 생각에는 더욱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이번이 첫번째 금리를 올리는 시기도 아니고 이미 두 번째 금리인상인데요,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상태에서 고작 석달 차이가 시장에 큰 이변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묻고 싶네요.
그럼 12월에 금리를 올리면 주가는 올라갈까요? 그 석달이 얼마나 큰 차이가 있지요?
웰스파고 은행의 <마크 비트너>가 주장한 부분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2%도 채 되지 않는 GDP성장률 때문에 금리 인상을 미루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완전히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이미 지난 8월 26일 이 방송에서 저는 2분기에 1% 대의 GDP가 발표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드렸었습니다.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감으로 인해 재고가 빠르게 축소된 것이 GDP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이죠.
오히려 3분기에는 재고 확충 효과로 인해 GDP는 무려 3%에 육박할 것이라고까지 전망해드렸었습니다.
그러니까 2%도 채 안되는 GDP 때문에 금리 인상이 미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은 완전히 틀렸다는 생각입니다.
제조업 경제지표 가운데에서 가장 적시성과 선행성을 보여주는 지표라면 뉴욕 제조업지수 와 필라델피아 연준지수를 들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곳에서도 그 달의 제조업 지수를 발표하기는 합니다만, 뉴욕 연준 지수의 경우 향후 6개월 동안의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목표와 그에 대한 달성도를 기준으로 작성을 하기 때문에 미국 제조업 부문의 추세를 살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필라델피아 연준지수의 경우에는 미국의 핵심 제조업 중 하나인 에너지 산업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라서 제조업의 현재 상태를 그대로 반영시켜준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요.
최근 발표된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지난 달 -4.21에서 -1.99로 빠르게 호전되고 있습니다.
필라델피아연준 경기전망지수도 +2.0에서 +12.8로 급등했습니다.
물론 오늘 새벽에 주택 지표가 다소 위축되었다는 것 때문에 걱정을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주택 착공은 오로지 남부지역에서만 약세를 보였다는 점에 착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달 대비 무려 -14.8%나 위축되었지요. 다른 곳, 그러니까 북동부나 중서부 서부 모두 호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남부만 나쁘게 나왔던 이유는 아마도 허리케인으로 인한 홍수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결국 이번에 금리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구루급 인사들의 발언에는 헛점이 있어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금리 인상 재료는 이미 노쇠한 재료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경기는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금리를 올려도 문제가 없습니다.
또한 올린다 해도 시장에 대한 충격 역시 제한적입니다.
양경식 ksy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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