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는 한 국가가 경제성장을 이룩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는 지식과 아이디어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한국은 빈곤으로부터 `위대한 탈출`을 달성한 대표사례”라면서 "한국의 발전경험을 공유하는 지식공유사업(KSP)는 효과적인 개발협력 수단"이라고 말했다.
28일 디턴 교수는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으로 개최한 `2016 KSP 성과 공유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디턴 교수는 "선진국, 다자개발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이전하는 전통적인 공적개발원조(ODA)는 수원국의 경제 성장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없거나 부정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네덜란드와 같은 선진국들은 계몽기를 거치면서 형성된 새로운 지식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며 "동아시아와 인도 등 신흥국의 성장도 원조가 아니라 선진국으로부터 유입된 지식을 현지 사정에 맞춰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가 간 회귀분석 비교를 통해 원조의 효과를 살펴볼 때 소국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원조를 받음에도 성장속도가 더딘 반면 인도와 중국은 경제규모 대비 원조 규모가 미미함에도 빠르게 성장했다는 것이다.
국가 역량이 부족한 개도국들은 원조를 받더라도 그 재원이 비효율적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고 원조를 통해 의료 등 공공서비스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도 개도국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지 못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디턴 교수는 "원조는 개도국의 개인과 국가 간 효과적인 공공서비스 계약, 즉 제도의 형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빈곤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개도국의 제도와 정책 역량이 갖춰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공유가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빈곤으로부터 `위대한 탈출`을 달성한 대표 사례라며 1인당 소득 증가, 기대 수명 연장, 지난 100년 간 여성 인구의 신장이 20㎝ 증가한 점 등을 볼 때 한국의 성장은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디턴 교수는 저서 `위대한 탈출`에서 전세계적으로 빈부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했는데 소득규모가 아닌 소비행태, 기대수명, 평균 신장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빈곤을 측정하고자 했다.
그는 개도국 제도가 미비할 경우 공여국이 개도국에 제공하는 현물 원조가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책에 적었다. 금전적 원조가 아닌 `조언`을 제공하는 방식의 원조가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parkjs@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