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보툴리눔 톡신 이른바 보톡스를 판매하는 업체는 총 7개사로 이 가운데 메디톡스, 휴젤, 대웅제약 등 3개사가 국내 업체입니다.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포문을 연 곳은 메디톡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대웅제약과 휴젤에 대해 보톡스균주의 발견 장소와 추출과정에 대한 의문을 강하게 제기하며 공개토론을 제안했습니다.
이를 위해 메디톡스는 각 회사에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정현호 대표는 "한때 생화학 무기로 고려됐을 만큼 맹독성을 갖춘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명확히 밝히는 건 국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며 원료 출처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메디톡스는 "당사가 제안한 공개토론에 성실하게 응함으로써 대한민국 기술과 제품의 독창성, 우수성을 널리 알려 엘러간 등 다국적 회사가 거의 독점하고 있다시피 한 해외시장을 우리나라 제품이 공략해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과 휴젤 측은 보건당국에 균주 출처를 밝혀 허가를 완료한 만큼 안전성 문제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웅제약은 "균주는 질병관리본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현장실사를 거쳤고, 이후 기원과 개발경위를 포함한 허가자료를 바탕으로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승인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휴젤도 "자체 개발한 `보툴렉스`는 균주의 기원과 특성 분석, 배양, 독소 정제, 충전, 동결건조에 이르는 공정에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돼 식약처에서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보툴리눔 톡신`의 출처를 놓고 업체간의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바이오업계에서는 메디톡스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들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메디톡스의 국내 경쟁업체인 휴젤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3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성장했습니다.
또, 3분기 매출액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증가한 318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메디톡스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31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4% 증가했으며, 3분기 매출액은 323억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매출액면에서 양사의 차이는 10억원 이내로 지난해 실적과 비교해 크게 좁혀진 상황입니다.
특히 양사의 해외시장 전략 역시 미국을 포함해 중남미 등 수출 판로와 현지 당국 허가 역시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메디톡스 입장에서는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휴젤은 달갑지 않은 불청객인 것입니다.
여기에 대형 제약사인 대웅제약이 미국시장에서 임상을 마치고 허가 신청을 준비중인 `나보타`의 영향도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대웅제약은 지난 4월 미국 임상3상을 완료했고 올 4분기 미국 허가 신청이 들어가는 등 국내 보톡스 개발사 중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 대웅제약이 나보타 공급 계약을 체결한 에볼루스는 미국내 성형외과·피부과 등에서 영향력 있는 400명 이상의 의사를 주축으로 구성된 조합형태의 조직인 스트라스피 크라운의 자회사 알페온에 합병되면서 시장 진입이 다른 업체와 비교해 한결 수월한 편입니다.
메디톡스의 입장에서 보면 사실상 대형 제약사와 경쟁업체인 휴젤에 의해 국내외 시장에서 협공을 받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소위 `노이즈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이번 메디톡스측의 주장은 과거부터 수차례 있었던 주장으로서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며, 오로지 메디톡스사가 경쟁사를 음해하기 위한 허위 주장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균주의 출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는 오히려 메디톡스에 해당되는 얘기"라며 "심사규정이 제대로 갖춰지기 전 메디톡스가 허가를 받으면서 충분한 검증을 통해 승인 받은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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