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생체물질인 DNA를 이용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미세로봇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이화여대 박소정 교수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이대연·존 크로커 교수 한미 공동연구팀이 인공 DNA의 염기서열 정보를 이용해 연성재질 미세로봇을 구동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성재질 미세로봇은 고분자나 나노입자 등 유연한 재료로 만든 초소형 로봇으로, 특정 물리적·화학적 신호에 의해 작동한다.
주로 빛·온도 등의 자극을 통해 미세로봇을 제어하는 기술이 쓰이는데, 복잡한 명령은 수행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DNA의 염기서열 정보를 이용해 움직임의 정교한 제어가 가능한 미세로봇을 개발했다.
DNA는 두 개의 단일가닥이 이중나선 형태로 결합한 형태로만 존재하는데, 서로 염기서열 정보가 꼭 맞는 경우에만 결합이 일어난다.
이때 이중나선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DNA의 분자 길이가 달라지게 되는데, DNA를 활용하면 염기서열정보에 따라 길이 변화가 달라지는 구조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염기서열 정보조작` 기법을 통해 만든 DNA를 금나노입자에 붙여 `DNA-금나노입자` 구조체를 제작했다.
염기서열 정보조작은 A,T,G,C 등 4가지 정보로 구성된 DNA를 합성해 ATTGCG, TGCCGAT 등 원하는 염기서열을 갖도록 만드는 DNA 공학기술이다.
이어 두 개의 서로 다른 염기서열 정보를 갖는 DNA를 도입해 두 개의 DNA에 의해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할 수 있는 미세한 DNA-금나노입자 구조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구조체는 말거나 뒤집는 등의 기계적 작동이 가능했으며 정해진 자극에 따라 복잡한 움직임을 수행할 수 있다.
제1저자인 심태섭 교수는 "0과 1의 2진수로 제어하는 컴퓨터와 달리 A와 T, G, C 등 4진수의 정보를 갖는 DNA를 통해 미세로봇을 구동함으로써 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명령을 내릴 수 있다"면서 "바이오센서나 약물전달물질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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