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앵커가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발언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에게 일침을 가했다.
손석희 앵커는 17일 JTBC `뉴스룸`의 `앵커브리핑` 코너를 통해 민심을 부인하는 청와대와 친박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손 앵커는 이번 주말 대통령 하야를 반대하는 박근혜 지지층의 맞불집회를 언급하면서 “‘물러날 만큼 큰 잘못이 아니다…’라는 것이 대통령과 그 주변의 판단인 듯 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김진태 의원의 발언, 대통령 하야·탄핵의 목소리를 ‘마녀사냥’이라 표현한 정홍원 전 총리의 발언 등을 전하며 “청와대와 친박. 그들은 이미 민심은 바람의 방향에 따라 달라졌다고 여긴 것일까”라고 말했다.
아울러 손석희 앵커는 “그야말로 폭포처럼 쏟아져 나온 정면 돌파의 말과 말들. 그 모든 것들이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혹은 바뀔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우리는 또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라며 “그 바람은 어디서 불어오는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마지막으로 손 앵커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의 노래 가사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 것인가를 웨더맨이 없어도 우리는 알 수 있다’를 언급하며 발언을 마쳤다.
앞서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바람이 불면 다 꺼진다.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날 `대통령 하야 반대` 집회에 참석해 “검찰 수사나 특검이 끝나면 박 대통령과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은 2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손석희 앵커의 ‘뉴스룸’ 앵커브리핑 전문.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
친박으로 불리는 어느 의원의 말입니다. 그는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그들이 피부로 느끼는 바람의 방향은 며칠 전과는 달라진 것인지 청와대와 여당 일부에서 나오는 말의 결 역시 며칠 전과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도와달라" 읍소모드를 유지하던 어떤 이는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은 "인민재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당내에서 만들어진 비상시국회의에 대해서는 "해당행위"라고 비판하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일시적 분풀이` 전임 국무총리는 대통령 하야·탄핵의 목소리에 대해 `마녀사냥` 이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일제히 포문을 연 청와대와 친박. 그들은 이미 민심은 바람의 방향에 따라 달라졌다고 여긴 것일까.
"샤이(shy) 박근혜"
한 친박계 관계자는 낮은 대통령 지지율에 대해 이렇게 칭했습니다.
샤이 트럼프 현상, 즉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못했지만 종래에는 트럼프를 뽑은 사람들처럼 아직 숨어있는 지지층은 얼마든지 있다는 믿음이겠죠.
"100만명 못 믿겠다. 침묵하는 4900만 명 있다"
아예 그 100만 명도 모두 자발적 참여자는 아니라는 주장까지 청와대 내에서는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였는지 이번 주말 대통령 지지자들의 대규모 시위가 예고되고 있고 "물러날 만큼 큰 잘못이 아니다…" 라는 것이 대통령과 그 주변의 판단인 듯 합니다.
여기에 `선의로 한 일` `여성의 사생활`을 이야기한 변호사까지…
지난 며칠 사이, 그야말로 폭포처럼 쏟아져 나온 정면 돌파의 말과 말들. 그 모든 것들이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혹은 바뀔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우리는 또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바람은 어디서 불어오는가…
오늘 노벨상 수상식 불참 소식이 전해진 밥 딜런은 이렇게 노래한 바 있습니다.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 것인가를 웨더맨이 없어도 우리는 알 수 있다."
"You don`t need a weatherman to know which way the wind blows."
-Bob Dylan
오늘(17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