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슈퍼파이널 수원 블루윙즈 우승, 축구의 모든 것 보여주다

입력 2016-12-06 15:40  

▲ 승부차기 끝에 우승컵을 거머쥔 수원 브루윙즈 선수단이 환호하고 있다.(사진 = 수원 블루윙즈)

쉽게 끝날 결승전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믿기 힘든 명승부를 펼쳤다. 120분이 넘도록 이 라이벌 팀들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미 전반전 끝무렵에 10대10 숫자가 만들어졌을 정도였으니 후반전부터는 혈투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후반전 추가 시간의 극장골 드라마도 모자라 승부차기에서 양팀 선수들 10명 모두가 키커로 나오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으랴?

서정원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 블루윙즈가 3일 오후 1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FA(축구협회)컵 결승 2차전 FC 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 정규 시간 1-2로 패했지만 두 경기 합산 점수 3-3이 되어 연장전 0-0 이후 승부차기를 펼쳐 10-9 짜릿한 점수로 대망의 우승 영광을 누렸다. 2010년 이 대회 우승 이후 6년만에 누리는 수원 블루윙즈의 감격이다.

중원 압박과 거친 몸싸움으로 말미암아 김성호 주심의 노란색 카드가 자주 보였다.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이정수(수원 블루윙즈 DF, 36분)와 다카하기(FC 서울 MF, 42분)가 차례로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할 줄은 몰랐다. 그만큼 이들의 슈퍼 매치에서 양보는 결코 미덕이라 말할 수 없었다.

후반전부터 본격적인 10 대 10 공간 싸움이 펼쳐졌다. 먼저 웃은 것은 1차전 승리 팀 수원 블루윙즈였다. 55분에 이상호의 패스를 받은 조나탄이 기막힌 터닝슛을 성공시켜 1-0으로 앞서나갔다. 이제 FC 서울은 반드시 2골 이상이 필요했기에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1차전에서 경고를 받은 골잡이 데얀 다미아노비치가 징계로 뛸 수 없었기에 더욱 마음을 졸였다. 하지만 75분에 아드리아노의 동점골이 터졌다. 왼쪽 대각선 지역에서 박주영이 욕심을 부리지 않고 패스한 것이 주효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 수원 블루윙즈가 우승의 영광을 누릴 것이라는 생각이 밀려온 후반전 추가 시간에 기적의 극장골이 나왔다. 90+3분, 이번에도 특급 도우미는 박주영이었다. 오른쪽 코너킥을 짧게 달라고 해서 과감하게 휘어차 올린 공을 새내기 공격수 윤승원이 솟구치며 이마로 돌려넣었다. 수원 블루윙즈 선수들 입장에서는 다리가 풀리는 순간이었지만 믿기 힘든 파이널 매치가 진정으로 완성되는 분위기였다.

하는 수 없이 두 경기 합산 점수 3-3으로 연장전이 시작되었지만 더 이상 골은 터지지 않았다. FC 서울은 역습 위주로 엉덩이를 뒤로 뺐고 수원 블루윙즈는 라인을 올려서 파워 플레이를 펼쳤지만 더 이상 실점하지 않겠다는 FC 서울 선수들의 겹수비는 두꺼웠다.

승부차기가 이어졌지만 거기서도 쉽게 갈림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5명의 기준 인원 모두가 골을 성공한 것도 모자라 한 번의 기회로 모든 것이 끝나는 이후 기회에도 아홉 번째 필드 플레이어 모두가 성공시킨 것이다.

이제는 정말 골키퍼끼리의 외나무다리 승부만 남았다. 이 순간 먼저 찬 FC 서울 골키퍼 유상훈은 오른발 킥을 허공으로 날려버렸다. 장갑 낀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수원 블루윙즈 골키퍼 양형모의 마지막 킥을 반드시 막아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양형모의 왼발 킥은 도저히 손을 쓸 수 없을 각도로 날아들어 오른쪽 톱 코너에 제대로 꽂혔다. 그라운드에서 끝까지 뛴 선수들 모두가 승부차기에 나선 것도 진풍경이었지만 골키퍼의 11미터 킥으로 마지막 우승 트로피 향방이 결정됐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이로써 수원 블루윙즈는 서정원 감독 부임 이후 무관의 설움에 고개만 숙이다가 비로소 활짝 웃으며 파란 날개를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0년 이 대회 FA컵 우승 이후 6년만에 누리는 감격이다. 비록 2016 정규리그 K리그 클래식에서는 하위 스플릿까지 내려갔지만 2017년 재도약을 위해 중요한 고비를 넘은 셈이다. 서정원 감독은 신태용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선수와 감독으로서 FA컵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영광을 누리며 눈물을 닦았다.


※ 2016 FA컵 결승 2차전 결과(3일 오후 1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

★ FC 서울 2-1 수원 블루윙즈 [득점 : 아드리아노(75분,도움-박주영), 윤승원(90+3분,도움-박주영) / 조나탄(55분,도움-이상호)]
- 경고 : 이정수(20분), 다카하기(20분), 곽태휘(32분), 이정수(36분), 다카하기(42분), 유상훈(45+2분), 아드리아노(53분), 홍철(82분), 오스마르(86분), 양형모(90+1분), 고광민(연장 24분), 산토스(연장 30+1분)
- 퇴장 : 이정수(36분, 경고 누적), 다카하기(42분)
- 1, 2차전 합계 3-3, 연장전 0-0, 승부차기 10-9로 수원 블루윙즈 우승!

◇ FA컵 역대 우승, 준우승 기록
2016년 우승 수원 블루윙즈, 준우승 FC 서울
2015년 우승 FC 서울, 준우승 인천 유나이티드
2014년 우승 성남 FC, 준우승 FC 서울
2013년 우승 포항 스틸러스, 준우승 전북 현대
2012년 우승 포항 스틸러스, 준우승 경남 FC
2011년 우승 성남 천마, 준우승 수원 블루윙즈
2010년 우승 수원 블루윙즈, 준우승 부산 아이파크
2009년 우승 수원 블루윙즈, 준우승 성남 천마
2008년 우승 포항 스틸러스, 준우승 경남 FC
2007년 우승 전남 드래곤즈, 준우승 포항 스틸러스
2006년 우승 전남 드래곤즈, 준우승 수원 블루윙즈
2005년 우승 전북 현대, 준우승 울산현대미포조선
2004년 우승 부산 아이파크, 준우승 부천 SK
2003년 우승 전북 현대, 준우승 전남 드래곤즈
2002년 우승 수원 블루윙즈, 준우승 포항 스틸러스
2001년 우승 대전 시티즌, 준우승 포항 스틸러스
2000년 우승 전북 현대, 준우승 성남 천마
1999년 우승 천안 일화, 준우승 전북 현대
1998년 우승 안양 LG, 준우승 울산 현대
1997년 우승 전남 드래곤즈, 준우승 천안 일화
1996년 우승 포항 스틸러스, 준우승 수원 블루윙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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