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7일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창조융합본부장직에서 부당하게 해임됐다고 밝혔다.
여 위원장은 이날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위의 제2차 청문회에 출석해 `누가 해임 통보를 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의 질문에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8일 미래부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취임했다가 두 달이 채 안 된 5월 30일 사임했다.
여 위원장은 "표면적으로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업무 폭증으로 되돌아가라는 것이었는데, 정말 그 이유냐고 물으니 (김 전 장관이) 대통령께서 아침에 전화해 내려보내라고 했다더라"고 증언했다.
해임 사유가 무엇이라고 추측하느냐는 질문에 "송성각 콘텐츠진흥원장으로부터 제가 점령군처럼 굴어서 일을 못 하겠다는 말이 돌았다고 한다"며 "제가 자꾸 불필요하게 영수증을 달라고 하는 등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를 김 전 장관이 직접 했다"고 답했다.
여 위원장은 "절차 없이 진행되는 것들에 대해 몇 번 말씀을 드렸는데 결국 무시됐다"며 "일이 원하는 대로 안 될까 봐 나가라고 한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을 두고 "합법적이고 적절한 시스템인 것처럼 가장해 국고가 새나가게 하고, 그것을 방조하는 것을 합리화한 게 문제"라며 "예산은 904억 원이 아니라 장관에게 지시받을 때는 총 1천300억 원이었다"고 했다.
여 위원장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이 사업을 기획했느냐`는 질문에 "수시로 그렇게 들었다"고 답했다.
그는 "정점이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제게 주어진 영수증과 각종 사업계획서, 부실한 행정절차를 검토한 결과 차은택, 김종덕, 송성각, 창조경제융합벨트 간부들, 청와대 수석들이 한 팀으로 움직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 위원장은 "(융합벨트 측에) 내부 영수증을 달라고 하니 `그건 볼 권한이 없다`고 했고, 그러면 문체부에서 기획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니 `우리 조직은 미래부`라고 하는 등 해괴한 동어반복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에 대해 내부 직원들과 공유했고 장관에게도 여러차례 보고했지만 개선이 안 됐다"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나 감사원, 국가정보원 등에도 보고하려다 불안하고 무서워 국정원 정보관(IO)에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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