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한국 외교관 성추행, 국내 유학생도 피해…“오빠 안보고 싶냐” 문자

입력 2016-12-20 01:58   수정 2016-12-20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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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칠레 주재 한국 외교관이 국내에 유학 중인 칠레 유학생들에게도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JTBC ‘뉴스룸’은 한국정부초청 장학생 선발업무 담당자인 외교관 A씨가 현재 한국에 유학 중인 칠레 여학생에 대해 선발을 빌미로 성적 접촉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스룸’과의 전화 인터뷰에 응한 칠레 유학생은 “저희에게 한 명씩 문자가 왔더라고요. (한국에 유학하는) 여학생들에게 오빠(A씨)를 안 보고 싶으냐고”라고 말했다.

A씨가 부임한 2013년부터 올해까지 칠레에서 한국으로 초청된 장학생은 모두 26명으로 파악됐다.

현지에서 한류 관련 등 공공외교를 담당하는 이 외교관은 지난 9월 14살 안팎의 현지 여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성추행으로 볼 수 있는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첫 피해 여학생의 제보를 받은 현지 방송사가 다른 여성을 해당 외교관에게 접근시켜 함정 취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12월 초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칠레 방송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En Su Propia Trampaㆍ자신의 덫에 빠지다)는 관련 내용을 현지시간으로 18일 밤 방영했다.

방송에는 한국 외교관이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표현을 하며 목을 끌어안고 입맞춤하려는 모습은 물론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미성년자의 손목을 잡고 강제로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장면 등이 실렸다.

해당 방송사 관계자가 `함정 취재`(몰래 카메라)를 통해 성추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찍었다는 사실을 알리자 이 외교관이 `포르 파보르`(Por favorㆍ제발 부탁한다)를 연신 내뱉으며 허리를 숙여 사정하는 모습도 담겼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해당 외교관의 직무를 이미 정지하고 감사에 착수했으며, 귀국하는 즉시 유관기관 전문가와 신속한 조사를 통해 형사고발을 포함한 법적 조치와 함께 중징계 의결도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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