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변요한 "김윤석 선배님 보고 소름 돋았어요" [인터뷰①]

입력 2016-12-2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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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는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의 작품이 원작으로 우연히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남자 수현(김윤석)이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사건을 바꾸기 위해 30년 전 자신(변요한)과 만나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변요한은 극중 30년 전의 한수현 역을 맡아 김윤석과 2인 1역에 도전했다. 젊은 한수현은 연인 연아(채서진)와 운명같은 사랑을 나누는 인물로, 이후 30년 후의 한수현(김윤석)을 만나게 되면서 일련의 사건을 알게 되고 갈등하는 캐릭터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그를 만났다.
Q.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A. 원작소설은 군대에서 읽었었어요. 당시에 굉장히 신선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저한테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시나리오가 들어온 거예요. 마치 운명 같았죠. 좋으면서도 두려웠어요. 원작이 있는 영화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결국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에요. 사랑에 대한 소중함, 간절함. 이걸 `한수현` 캐릭터에 넣어서 한번 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죠.
Q. 한수현이라는 캐릭터에 어떤 매력을 느꼈어요?
A. 맡은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수현의 유약함 때문이었어요. 정작 본인이 유약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어릴 적 가정환경과 여러 가지 요소들 때문에 소중한 사람이 옆에 있어도, 또는 소중한 순간이 다가와도 표현하지 못하죠. 그런 부분들이 마음이 아팠고, 잘 그려 내보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던 것 같아요.
Q. 영화 처음 보고 어땠어요?
A. 시사회에서 영화를 볼 때 집중을 잘 못 해서 한 번 더 봐야 할 것 같아요. 보면서 감독님과의 미팅 때가 생각났어요.
Q. 감독님과 첫 미팅이 어땠길래요?
A. 아무 말 없이 식사만 했는데 그때 말씀을 안 하셨어도 확신이 있었어요. 감독님 밖에 이 작품을 손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정말 섬세하세요.
Q. 아무 말도 안 했는데 확신이 들었다고요?
A. 기욤 뮈소의 책을 읽었는데 각색한 시나리오를 읽고 연기를 어떻게 할 건지 등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았어요. 감독님도 그런 것 같았고요. 작품을 통해 얘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이야기하는 것보다 행동하는 게 좋아요. 감독님의 좋은 기운과 글이 좋았어요. 영화가 원작과 비슷한데 베이스가 좋거든요.
Q. 영화를 보고 나서도 그 생각은 변함없었나요?
A. 보면서 제가 갖고 있던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맞았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홍지영 감독님만 할 수 있는 번쩍거리는 신들이 많았어요. 기욤 뮈소라는 작가가 사랑에 대해서 굉장히 훌륭한 글을 쓰는 사람이지만, 리메이크도 그 본질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잘 된 것 같아요. 활기차고 자유로웠던 젊은 수현이 나이가 들어서 사랑 앞에서 미묘한 표정을 짓는 게 괜히 짠했어요.
Q. 배우로서 영화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요?
A. 영화 속에서는 사랑도 나오고, 부성애도 나오고, 우정도 나오고, 정말 많은 감정이 나와요. 저는 그 가운데서 한수현의 본질을 보고 싶었어요. 대체 왜 30년 전의 한수현이 과거의 자신을 찾아왔을까. 왜 과거를 살아갈 당시 실수를 했을까. 연아는 수현에게 어떤 존재일까. 한수현은 왜 연아가 없으면 못살까. 그렇게 마인드맵처럼 생각을 해봤더니 결국 사랑이더라고요. 감독님께서도 모든 장면을 정말 사랑으로 만들어주셨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던 이유도 본질을 사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Q. 연기하면서 어떤 부분에 신경 썼나요?
A. 대본을 봤을 때는 `재미있다`라는 생각뿐이었는데 막상 연기를 하려니까 막막하더라고요. 저와 김윤석 선배님이 하나의 주체라는 것을 인위적이지 않고 세련되게 표현하려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결국 중요한 건 수현이의 마음 상태였던 것 같아요.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돌이키기 위해 미래에서 과거로 온 수현의 본질적인 마음에 집중해서 연기했어요.
Q. 김윤석과 2인 1역으로 동일인물을 연기했는데 어땠나요?
A. 윤석 선배가 잘 리드해줘 너무 감사했어요. 아무래도 대선배와 연기를 하니 부담감이 없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선배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놀이터처럼 장을 열어줬죠. 그렇게 해줬는데 못 놀면 예의가 아니잖아요. 아무래도 2인 1역이다 보니 선배가 날 사랑한 것 같아요. 현장에서 눈빛이 굉장히 따뜻했거든요. 전작들에서 보여준 카리스마나 무서운 모습은 없었어요. 참 따뜻하시고 섬세한 선배입니다.
Q. 동일인물 캐릭터니 김윤석을 많이 관찰했겠네요?
A. 담배 피는 손이나 입 모양, 앉아있는 자세 등 일상적인 모습을 많이 관찰했어요. 아주 똑같을 수는 없지만 같은 느낌으로 표현하려고 했죠. `현재의 내가 왜 과거로 왔을까?`라는 마음을 알고 연기하는 게 참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30년 전 연아를 참 많이 사랑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과거 수현과 현재 수현의 첫 만남에서 `내가 한수현인데`라고 말하는 선배를 보면서 정말 소름이 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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