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대권을 향한 `권력의지`를 발산했다. 반기문 총장은 "내 한 몸 불사르겠다", "몸 사리지 않겠다" 등의 강력한 언어로 유엔 사무총장 10년 봉직 경험을 토대로 조국인 한국의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지금까지 했던 발언 중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대선출마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다음 달 중순 귀국 후 대선 출마가 유력시돼온 반 사무총장은 이날 뉴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고별 기자회견에서 어느 당, 어떤 정치인과 연대할지를 포함한 `전략`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또 "각계각층 국민의 진솔한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기여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고뇌하면서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자신의 정치적 선택지도 확답하지 않았다.
반기문 총장은 "10년간 사무총장으로 근무하면서 단 하루도 국가와 국민께서 베풀어준 사랑과 지지에 고마움을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며 "국민의 따뜻한 성원이 아니었다면 10년에 걸친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상황에 대해서도 "촛불로 나타난 민심은 국민의 좌절과 분노를 나타내는 것" 이라며 "국민 여러분이 아주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것에 대해 국제사회도 상당히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나는 데 대해서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 이런 심정은 국민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니 추운 날씨에 수백만이 촛불을 들고나오지 않았겠냐" 며 "정치 지도자들이 자기를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 기문 총장은 자신의 대선 출마 문제에 대해 "모든 것은 국민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 국민 여러분의 진솔한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국민`을 최우선에 놓았다.
`국민이 원하면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즉답을 피한 채 "대선이다, 대통령이다 말씀을 드릴 수 없다"면서도 "제가 10년 동안 유엔 총장을 역임하면서 배우고, 보고, 느낀 것이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미력한 힘이지만 국가발전을 위하고 국민 복리·민생 증진을 위해 제 경험이 필요하면 몸 사라지 않고 할 용의가 있다"며 "73살이지만 건강이 받쳐주는 한 국가를 위해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해 사실상 출마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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