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년 봄 전세대란에 대비해 재건축을 앞둔 일부 단지의 이주시기를 늦추기로 했는데요.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뤄진 조치여서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고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둔촌주공아파트입니다.
모두 6천 세대에 이르는 이 아파트는 당초 내년 3월부터 이주가 시작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내년 봄 이사철에 이주가 시작될 경우 전세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한 서울시가 관리처분인가 시기를 늦추기로 하면서 이주시기도 두세 달 늦어지게 됐습니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대규모 재건축 예정지역의 이주시기를 적극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기자 스탠딩>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곳이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입니다. 서울시는 이 아파트의 재건축 관리처분인가를 내년 5월 이후로 미루기로 했는데요. 문제는 이 같은 결정이 주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서울시의 이 같은 결정을 전해들은 해당지역 주민들은 재산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인터뷰> 남길용 / 둔촌주공아파트 주민
“아니지 그럼 안 되지.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그렇게 하면 여기 주민들은 재산권이 침해되고 이주계획 자기가 잡아놨던 것들이 틀어지니까.”
서울시는 그러나 이주시기 조정과 관련해 주민들의 동의를 얻거나 어떤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등의 법적근거가 없는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서울시 관계자
(주민들과 얘기가 됐나?) “주민들하고 우리가 일일이 접촉하는 것은 아니에요. 구청 쪽에서 심의신청이 들어오는 거고요.” (주민들에게 경제적인 보상도 해주나?) “(경제적 보상을) 해야 된다는 규정 같은 것은 없고,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서울시에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요.”
봄 이사철 전세대란에 적극 대비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역주민과의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의사결정 방식은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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