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수사팀이 출범 4개월 만에 해산했다.
우병우 수사팀 관계자는 `초라한 성적표` 지적에 "송구하고 민망하다"고 말했다.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각종 비위 의혹을 파헤쳐온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이 1차 수사를 마무리 짓고 공식 해산한다. 8월23일 윤 고검장을 팀장으로 수사팀이 구성된 지 약 4개월 만이다.
다만, 수사가 완전히 종결되지 않았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우 전 수석 관련 비리를 추가 수사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중간 결과 발표는 보류했
다.
윤 고검장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수사해온 우 전 수석 및 이석수(53)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 관련 사안은 서울중앙지검에서 계속 수사하되 외부에서 파견된 수사팀 일부는 내일 날짜로 원소속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처분은 우 전 수석과 관련한 여러 고발 사건을 접수한 중앙지검과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를 들여다보는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윤 고검장은 설명했다.
특수팀은 그동안 ▲ 우 전 수석 가족회사인 `정강` 자금 유용 의혹 ▲ 아들의 의경 보직 특혜 의혹 ▲ 처가의 화성 땅 차명보유 의혹 ▲ 처가와 넥슨코리아 간 강남역 인근 땅 거래 의혹 등을 수사해왔다.
이외에 이 전 특별감찰관의 우 전 수석 감찰 내용 누설 의혹도 살펴봐왔다.
윤 고검장은 이들 의혹의 수사 결과에 대해선 언급을 삼갔다. 그 이유로 "중앙지검 수사와 특검 수사가 마무리된 뒤 일괄 처리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점을 들었다.
윤 고검장은 "수사가 마무리된 부분도 있고 당사자들의 비협조로 거의 진행이 안 된 것도 있다. 또 최근 마무리됐으나 여러 상황 변화로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것도 있다"면서 이런 사정을 모두 감안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 발표도 없는 초라한 성적표 아니냐`는 지적에는 "어쩔 수 없다. 그런 평가를 받아도 감수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며 "추가 고발이 이뤄지고 특검이 출범하는 상황이 돼 부득이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철저히 그리고 열심히 했다. 우리가 수사해온 내용이 봉인돼 창고로 들어가는 게 아니고 언젠가 다 밝혀질 것"이라며 "수사 결과가 초라했다는 이런 거는 아니라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수팀이 주요 참고인의 수사 비협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등 한계를 노출하며 수사 장기화를 초래했다는 비판론도 나온다.
우 전 수석과 부인 이모씨, 장모 김장자씨는 줄곧 검찰 소환 요구를 거부하다 약속이나 한듯 10월 말과 11월 초 사이 줄줄이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참고인 신분인 우 전 수석 아들은 끝내 소환하지 못하고 서면조사로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윤 고검장은 "참고인에 대해선 강제 수사를 할 수 없어 어려움이 있었다. 주요 인물 소환이 의도한대로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에게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답을 내놓지 못한 부분은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저로서도 민망스러운 일"이라고 부연했다.
관련 고발 사건 등 남은 수사를 중앙지검 어느 부서에서 이어갈지는 이영렬 지검장이 결정하게 된다. 고발 사건이 계류된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나 특수팀 수사에 참여한 특수2부(김석우 부장검사) 등이 거론된다.
특수팀은 특검에도 우 전 수석 관련한 일부 수사기록을 넘겼다. 우 전 수석은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사실을 알고도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특검 수사 대상에 올랐다.
특수팀은 특검에서 추가로 자료를 요청해오면 법률 규정에 위반되지 않는 한 최대한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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