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설치됐다가 동구청의 강제 철거로 압수된 소녀상이 황량한 야적장에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동구청은 별다른 법적 근거도 없이 시민단체의 소녀상 반환 요구를 거부한 채 소녀상 보관장소를 극비리에 부쳐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부산 동구청에 의해 강제 철거된 소녀상은 부산 동구 충장로 고가도로 아래 동구 야적장에 방치돼 있었다.
초록색 펜스로 둘러쳐진 야적장 양옆은 쉴새 없이 차량이 쌩쌩 지나가는 왕복 4차선 도로로 막혀 있어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곳이었다.
소녀상은 일본영사관 앞에서 철거될 당시 동원된 트럭에 실려 천막을 덮어쓴 그대로였다.
하지만 소녀상을 실은 트럭을 다시 대형 천막으로 둘러친 다음 밧줄로 여러 차례 꽁꽁 싸맸고 천막이 나풀거리지 않도록 모래주머니와 폐나무, 버스정류소 표지판 등 잡동사니로 눌러 위장한 상태였다.
언뜻 보기에도 소녀상을 실은 트럭이라고 생각하기 쉽지 않았다.
야적장 관리 주체는 소녀상 철거를 주도했던 동구청 안전도시과였다.
동구청은 그동안 시민단체의 소녀상 반환 요구에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장소는 비밀에 부쳐왔다.
소녀상 철거 이후 계속되는 비난 여론에 부담을 느낀 동구청은 30일 결국 소녀상 반환을 결정했다.
누리꾼들은 “부산 동구청 충격이다” “친일파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부산 동구청장은 사과하라” “부산 동구청이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계기” “소녀상을 쓰레기 취급했네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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