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박카스 신화' 강신호 동아쏘시오 회장, 60년 현장 경영 떠난다

입력 2017-01-02 14:25   수정 2017-01-02 15:01

국민 피로회복제 `박카스`를 만든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이 60년간 지켜온 경영 일선에서 물러납니다.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강 회장의 자리는 넷째 아들인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부회장이 맡습니다.

1952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한 강 명예회장은 1959년 동아제약 상무로 입사했습니다.
이후 `박카스 신화`를 일궈냈고,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신약을 만들어낸 인물입니다.

△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
◆ 단일제품 판매량 200억병·매출 4조원의 신화
박카스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입니다.
강 명예회장이 독일 유학 시절 함부르크 시청 지하홀에 있는 박카스 신의 석고상을 보고 제품의 이름을 직접 지었습니다.
이후 강 명예회장은 박카스를 체력증강·피로회복 등으로 선전하며 동아쏘시오그룹의 대표 품목으로 키워냈습니다.
반세기 넘는 기간 동안 박카스의 누적판매량은 200억병에 육박하며, 판매 금액으로는 4조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지난 2015년에는 단일 품목으로 국내 매출 2,000억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박카스의 성공 이면에는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처음 출시될 당시 마시는 음료 형태가 아닌 `알약` 형태로 개발된 박카스는 약국에서 보관 도중 녹아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했습니다.
이 문제를 고심하던 강 명예회장은 이후 앰플 형태를 거쳐 현재 `마시는` 형태의 박카스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강 명예회장이 박카스를 처음 개발할 당시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영양제는 알약 형태였기 때문에 마시는 영양제는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변화였습니다.
또 한번의 위기는 단 맛을 내기 위해 사용했던 `사카린`이 지난 1989년 미국 FDA로부터 발암물질 판정을 받으면서 발생했습니다.
이 문제로 강 명예회장은 연구를 거듭한 끝에 천연감미료인 `스테비오사이드`를 찾아내 박카스의 본래 맛을 회복시킬 수 있었습니다.
◆ 신약 개발의 집념…전례 없는 기술 수출
신약 개발에 대한 강 명예회장의 집념도 남달랐습니다.
발기부전 치료제인 자이데나와 당뇨치료제 슈가논,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 등 국내 27개 신약 중 4개가 동아쏘시오그룹의 제품입니다.
강신호 명예회장은 약 이름(제품명)을 지을 때마다 본인이 직접 `작명`하는 등 애착이 남달랐습니다.
동아제약이 출시한 비만치료제 `슈랑커`와 위염치료제인 `스티렌`은 독일어로 `줄어든다`와 `고요해지다`라는 뜻입니다.

이 제품들은 약물의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이 직접 붙인 제품 이름입니다.

또, 동아제약을 제약업계 1위로 이끈 박카스를 비롯해 `써큐란`과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제품명도 강신호 회장의 작품입니다.
세계 제약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혁신신약의 필요성을 늘 강조하던 강 명예회장은 지난 2013년 3월 `혁신신약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연구를 시작한 지 3년.
계열사 동아에스티는 다국적 제약사의 미국의 애브비 자회사에 차세대 면염항암제를 기술 수출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계약규모만 5억 2,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300억원 수준입니다.
동아에스티가 수출한 기술은 암세포가 자라도록 하는 특정 단백질(MerTK)을 억제하는 면역항암제 물질입니다.
면역항암제는 차세대 항암 치료제로 관심을 받으며 다국적 제약사들이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보통 기술 수출은 임상 시험 단계에서 이뤄지지만 이번 동아에스티의 기술은 임상 시험에 돌입하기도 전에 이뤄진 성과입니다.
제약업계에선 그만큼 동아에스티의 면역항암제 기술을 애브비가 높게 평가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정재계 통합에서 대학생 `희망` 프로젝트까지
강 명예회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4년부터 29·30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지냈습니다.
당시 대선 비자금 문제가 휘몰아치며 재계에 대한 국민들의 눈총이 따가웠던 시절.
출자총액제한제 등 재벌개혁에 가치를 둔 정부와 기업들의 대립이 최고조에 치달은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 강 명예회장은 시장경제 원칙을 바탕으로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뿐 만 아니라 정부와의 통합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특히 전경련 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전경련 회원사들이 경상이익 1% 이상을 사회에 자발적으로 내놓는 `전경련 1% 클럽`을 발족하는 등 기업이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공헌 활동의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또한 강 명예회장은 젊은 층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한 기업인입니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맞은 1998년, 그는 대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한 방법으로 `국토대장정`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이후 19년 동안 총 2,736명의 대학생들이 1만km 이상을 걸으며 자신을 극복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지난해에도 참가자 144명을 선발하는 데 1만 2,000여명이 몰리는 등 대학생들의 대표적인 `자신감 회복` 프로젝트로 자리잡았습니다.

△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신임 회장
동아쏘시오그룹은 강신호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면서 4남인 강정석 회장을 필두로 한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를 열게 됐습니다.
강정석 신임 회장은 중앙대 철학과와 성균관대 약학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 1989년 동아제약에 입사해 경영관리팀장과 메디컬사업본부장과 동아오츠카 사장,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 등을 거치며 아버지인 강 명예회장에게 신임을 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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