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향년 74세로 별세했다. 췌장암으로 투병 생활을 이어온 그는 마지막까지 한국의 경제 메시지를 남기는 등 열정을 불태웠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30일 `코리안 미러클 4 :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 발간보고회에서 현 시국을 비롯한 한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당시 병세가 악화돼 입원 중임에도 불구, 강 전 장관은 행사 참석을 강행해 `경제 메시지`를 던지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당시 강봉균 전 장관은 "(최근 정치·사회적 혼란은) 국가 거버넌스 시스템을 민주적으로 바꾸는 기회이기도 하다"라며 "쉽게 오지 않는 이번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치적 안정이 지금 가장 중요하다. 정치적 불확실성만 제거하면 예전의 잠재력을 다시 발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하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전북 군산 출신의 강봉균 전 장관은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서울대 상대에 늦깎이로 입학, 행정고시 합격을 통해 관가에 발을 디뎠다. 1969년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1997년 정보통신부, 1999년 재정경제부 장관을 거쳐 제16·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경제수석, 재경부 장관 등 요직에 중용되며 `정책 브레인`으로 통한 정통 경제관료인 강 전 장관은 IMF 외환위기 여파로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던 1999년 재경부 장관을 지내며 위기 극복을 이끈 `경제사령탑` 역할을 했다.
지난해 4·13 총선 당시에는 새누리당에 입당하며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고 경기 대응을 위해 한국은행에 기준금리 인하와 주택담보대출증권, 산업은행 채권을 직접 인수하는 내용의 `한국판 양적완화`를 화두로 내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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