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으로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내놓고 있습니다.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증권사들의 수익 비중이 높은 위탁매매 부분에서 타격을 입었습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2015년과 비교해 4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6개 증권사의 지난해 예상 영업이익은 1조5,400억원. 전년인 2015년과 비교해선 39.2% 감소한 수칩니다.
개별 증권사 가운데선 메리츠종금증권이 영업이익 3,27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가장 장사를 잘했지만, 전년 대비해선 19% 넘게 감소했습니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는 물론, 교보증권, HMC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 역시 부진한 실적을 내놨습니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1,9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폭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국내증시가 여전히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거래대금 감소로 증권사의 최대 수익원인 위탁매매 수수료 부분에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실제 지난해 국내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9,170억원으로 2015년과 비교해 10.8% 줄었습니다.
삼성과 한국, 현대, 대신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수익 의존도가 30%를 넘는 상황에서 거래대금 감소가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급감으로 이어진 겁니다.
여기에 시장금리가 오른 점도 증권사 실적에 발목을 잡았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많게는 15조원 가량 채권을 보유한 증권사들이 채권운용에서 이렇다 할 수익을 얻지 못한 겁니다.
그나마 상반기 실적 부진을 야기한 주가연계증권, ELS 운용에서 홍콩H지수 상승으로 손실을 감소한 점이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올해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거래량 감소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운용 부분에서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입니다.
<전화 인터뷰>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올해도 위탁매매 비중이 줄고 있고, 거래회전율도 감소하고 있어 위탁매매 수익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상승과 ELS 평가손실 우려로 자기매매도 수익이 안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 양대 축이 안 좋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익 다변화를 위해선 자산관리, 글로벌 IB들이 하고 있는 사업 모델들, 기타 핀테크 관련 부분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위탁 매매 중심의 경영에서 벗어나 대형 증권사는 IB와 자산관리 부분에, 중소형 증권사는 특화 부분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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