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의 자회사인 코레일유통이 도 넘는 갑질을 벌인다는 소식, 얼마전 전해드렸는데요,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지난주에는 점주들을 불러 마일리지 제도 시행을 위한 포스기를 강제로 설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지효 기자가 단독으로 보도합니다.
<기자>
코레일 역사에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
지난주 코레일유통이 소집한 교육현장에서 황당한 내용을 들었습니다.
이번 달까지 카드단말기인 코레일 포스기를 무조건 설치하라는 지시였습니다.
코레일의 `KTX 마일리지 제도`를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포스기를 강제로 설치하라는 겁니다.
이 제도는 KTX 이용금액의 일정 부분을 마일리지로 적립해주는 건데, 코레일이 운영하는 전국 역사의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전문점, 특히 프랜차이즈의 경우 행사나 할인 기능이 담긴 포스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코레일 포스기를 사용하면 이런 걸 아예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코레일유통 가맹점주
"포스를 보이는 데다 놓는 것도 아니고 마일리지 쓸 때까지 어디 안보이는 구석에라도 놓아야 한다는 것이 말도 안되는 얘기지. 행사고 뭐고 다 해당이 안되는 거니까"
점주들이 반발하자 코레일유통은 계약기간이 종료될 때까지만 코레일 포스기를 포함한 두 대의 포스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그러면서 원래 쓰던 행사나 할인 기능을 넣어달라는 요청에는 `돈이 없다`,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인터뷰> 코레일유통 관계자
"지금 당장 그게 시행이 좀 빨리 돼야 하고. 그분들이 다 개발하기까지 기다리기에는. 1~2년 기다려버리면 뭐 포인트 전혀 쓸 수도 없는 상황이 돼 버리잖아요."
더 큰 문제는 코레일유통이 앞으로 신규 사업자를 공모할 때 코레일 포스기만 설치하도록 의무화를 한 점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프랜차이즈 등 전문점에서 진행했던 행사나 할인을 적용할 수 없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자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인터뷰> 포스기 업체 관계자
"코레일에서는 `그런 거(할인) 없어. 하나당 600원이니까 무조건 600원에 팔아. 세트 적용 하지마.`(라고 하는 거죠.) 우리 거 (프랜차이즈) 포스를 못 놓게 하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찍을 수 밖에 없어요. 계산이 안되니까"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지난해 5월 홍순만 코레일 사장이 부임하면서 4년 전 없어졌던 마일리지 제도를 다시 도입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갑작스럽게 진행되다 보니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은 코레일과 코레일유통이 점주들에게 갑질을 벌인 겁니다.
<기자 스탠딩>
코레일의 `갑질 횡포`에 영세상인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고 이용자들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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