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 수사에 탄력을 받게 됐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후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주식 처분 등 경영권 승계 작업 전반에 정부의 도움이 필요했고, 여기에 힘을 써 준 박 대통령이 최씨를 통해 대가를 받았다는 의심 속에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이런 `큰 그림`은 지난달 19일 첫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어그러질 위기를 맞았다. 영장 기각은뇌물 혐의를 "완전히 엮은 것"이라며 반박하던 박 대통령 측에 부담을 덜어주는 모양새가 됐다.
그러나 재차 청구한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특검은 이제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만을 남겨놓게 됐다.
박 대통령 측은 조사에 응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은 유지하면서도 직·간접적으로 특검 수사에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1차 수사 기간이 열흘 남짓 남은 이날까지도 대면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협의 과정에서 특검 측이 일정을 언론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협상을 멈추기도 했다.
여전히 양측이 타협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특검으로선 이 부회장 구속으로 박 대통령 측에 대면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진행될 현직 대통령 대면조사에서 특검팀은 뇌물 혐의 외에도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비선 진료` 등 제기된 의혹 전반을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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