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VX` 가스를 이용해 김정남을 암살한 것으로 알려진 베트남 국적 용의자 도안 티 흐엉(29)이 지난해 제주를 찾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흐엉은 지난해 11월 2일 제주에 입국해 사흘간 머물다 5일 중국 광저우로 출국했다. 당초 같은 달 9일까지 일주일간 제주에 머물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나흘 앞당겨 돌아갔다.
흐엉은 입국 당시 제주시 도심의 한 오피스텔을 체류 예정지로 기재했으나 이 오피스텔에는 실제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오피스텔에는 2015년부터 40대 후반 여성이 가족과 함께 살고 있으며, 이들은 흐엉과 전혀 관계없는 사이로 알려졌다.
흐엉이 왜 이 주소를 체류 예정지로 적었는지와 제주 방문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흐엉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알려진 `Linh Ngoc Vu`에 오른 사진으로 그의 제주 체류 기간 동선을 유추할 수 있다.
`I love Jeju`라는 문구와 함께 게시된 흐엉의 제주 사진은 8∼9장으로 추정된다. 이들 사진은 흐엉이 중국으로 돌아가고서 사흘 뒤 페이스북에 올렸다.
흐엉은 작년 11월 2일 제주공항에 무사증으로 입국한 후 용두암과 용담 해안도로, 애월 해안가, 표선 해비치해변, 애월읍 카페 등에 들린 것으로 추정된다.
법무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흐엉은 제주 체류 당시 다른 지방으로 무단 이탈을 하는 등 불법적 행동을 하지 않아 수사 대상은 아니었다"며 "그러나 김정남 암살용의자로 오르면서 제주 체류 행적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3일 김정남 살해에 쓰인 독극물이 신경성 독가스인 `VX`라고 23일 밝혔다.
VX란 현재까지 알려진 독가스 가운데 가장 유독한 신경작용제로, 수분만에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 호흡기, 직접 섭취, 눈, 피부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며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의 독성을 발휘한다.
당시 흐엉은 이 같은 독극물 `VX`를 손에 묻힌 뒤 김정남의 등 뒤에서 접근, 얼굴에 발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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