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배우가 목표인 도지한 "30대에는 느와르를 찍고 싶다"(인터뷰)

입력 2017-02-27 07:26   수정 2017-05-17 15:41




“반류라는 인물은 감정과 상황의 변화가 많아요. 사연들이 많죠. 잘 풀면 재밌을 것 같아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었어요.”

매력적인 눈과 목소리를 가진 배우 도지한은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화랑’ 속 반류 캐릭터를 통해 강렬한 카리스마로 뛰어난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선 굵은 외모와 안정적인 연기로 반류를 완성했다. 특히 캐릭터 변화에 따라 달라진 연기는 감탄을 자아냈다. 초반의 까칠함과 날카로움, 중 후반부 우정 앞 고뇌와 사랑 앞 순정까지, 도지한은 폭 넓게 캐릭터를 소화하며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2016년의 무더위를 온몸으로 겪으며 ‘화랑’ 촬영장을 누볐던 그는 그간의 고생이 떠오르는 듯 종영 소감을 묻자 활짝 웃었다.

“2016년 3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촬영을 했어요. 더위에 다들 고생이 많았죠. 비단옷을 입었는데 바람이 안 통해서 안에서는 몸이 익었어요. 노하우가 없었어요. 그냥 선풍기로 버텼어요. 더위가 피곤함을 가중 시키더라고요.”

‘화랑’은 1500년 전 신라 수도 서라벌을 누비던 화랑들의 열정과 사랑, 성장을 그리는 청춘 드라마다. 극중 도지한은 쌍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반류로 분했다. 반류는 모든 것을 갖춘 듯 보이지만 슬픔을 품은 캐릭터. 본래 소탈하고 착한 성정을 지녔지만 박영실(김창완)의 양자가 되면서 냉철한 정치 기계의 삶을 강요받고, 양아버지의 기에 눌려 표현하지 못한다.

“아버지들, 화랑들과의 갈등에서 어느 정도 돌아올 수 있어야 해서 적정한 선을 찾는 게 힘들었어요. 반류는 성심이 착한 친구예요. 나쁜 게 아니라 아버지 때문에 그렇게 살아왔죠. 그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욕심나는 역할이었지만 반류를 완벽하게 소화하기는 쉽지 않았다. 도지한은 다양한 갈등을 일으키며 냉철하지만 상대에 따라 변화되는 감정의 흐름을 보여야 하는 반류를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다.

“외적인 분위기는 어느 정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내적인 거에 있어서 어떻게 해야 갈등하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 보일까가 걱정이었죠. 아버지들과 있을 때는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을 잘 이해시키고 싶었어요. 친아버지와 제가 살아남으려면 양아버지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고, 그런 상황들을 양아버지의 말을 따르지만 다르고 싶지 않은, 화랑들과 있을 때는 하기 싫은 느낌이 아닌 나쁜 것처럼 보여주고, 혼자 있을 때는 이게 맞는 건가, 나는 이게 싫은 데를 표현할 수 있는. 멜로로 만났을 때는 다시 돌아설 수 있게 그런 포인트들을 살리려고 했어요.”





그런 그가 사랑에 빠지며 달라졌다. 까칠 냉미남이 달콤 순정남으로 변한 것. ‘반연커플’ 반류와 수연(이다인)의 로맨스는 매 회 화제가 됐다. 도지한은 화랑의 삶보다는 멜로를 어떻게 풀지를 더 고민했다. 반류 인생에 다가온 수연과의 이야기가 풍파를 겪는 상황과 어우러져야 했다.

“멜로 부분이 많지는 않아서 포인트를 어떻게 연결해야 재밌을까 고민을 했어요. 그래서 (이)다인이랑 찍을 때마다 얘기를 많이 했죠. 대본을 받고 기대는 하고 있었어요. 반류와 수연이 처음 보는 장면이나 엉덩이 만지는 장면은 귀여운 장면이 있어서 잘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과물을 좋아해 주셔서 기분이 좋아요.”

극중 얄미운 말은 도맡아 했던 반류. 그가 등장해서 남기는 말마다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기도 했다. 때문에 매회 몇몇 시청자들은 악플 아닌 악플을 남겼다.

“제가 하는 데도 그런 것들이 있었어요. 연기할 때는 진짜 때리고 싶게 해줘야 해요. 그런 대사들이 거부감은 없었어요. 어느 정도까지 가야하는 지가 고민이었죠. 너무 가면 멜로 부분이나, 화랑으로 돌아서는 것이 납득이 안 될 수도 있으니까요. 댓글은 보지는 않아요.”

‘화랑’은 도지한을 비롯, 박서준, 박형식, 샤이니 최민호, 방탄소년단 뷔(김태형), 조윤우 등 차세대 청춘 배우들이 총출동한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다. 또래 연기를 하기 위해 배우 도지한이 따로 노력한 건 없었을까.

“다 같이 고생하는 입장이라 서로 의지하고, 농담도 던지고, 장난치며 힘을 줬어요. 현장에서 배우들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래도 배우거든요.”

모두가 성격이 좋기에 형성된 팀워크겠지만 팀 내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는 있을 터.

“막내가 제일 그런 역할이 컸어요. 귀엽고 싹싹하고. 현장의 중심은 (박)서준이 형이 잡고 있었어요. 큰 형으로서 역할을 잘 했어요.”

사전제작 드라마라 촬영은 예전에 끝났지만 ‘화랑’ 팀은 여전히 소통하며 친목을 이어가고 있다. 짧은 기간 이렇게 친해질 수 있었던 비결이 있었을까.

“친구들과 동생들을 얻었어요. 청춘일 때 청춘을 연기한 것이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최근까지도 자주 봤어요. 매일 촬영 때마다 몰려다니다 보니까 자연스레 친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드라마 한 신이 나오기 위해서는 몇 시간씩 걸리거든요. 같이 놀면서 찍으니까 촬영도 더 재미있었어요.”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 배우들이 독특한 캐릭터들을 연기했다. 캐릭터와 실제 성격이 가장 다른 사람은 누구였을까.

“모두들 캐릭터와는 다른 매력이 있기는 한데, 특히 (박)형식이가 많이 다르더라고요. 극중 활발하고 장난을 좋아하는 삼맥종과 달리 조용조용한 성격이더라고요.”

시작부터 끝까지 떠들썩했던 ‘화랑’. 여섯 청춘들의 호흡이 좋았던 만큼 시청률에 대한 기대도 컸을 터. 하지만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은 기대치에 못 미쳤다. 그런 ‘화랑’을 통해 도지한이 가장 크게 얻은 건 무엇인지 물었다.

“시청률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고생 많이 했는데, 시청률이 안 따라줘 아쉬워요. 좋은 분들 만나서 좋았고, 많이 떠오르는 작품이에요. 아쉽지만 연연하거나 억매이지는 않아요. 사전제작 드라마는 대본을 초반에 많이 받으면 캐릭터를 확실히 잡을 수 있죠. 극 전개를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추기는 힘들죠. ‘화랑’이 사전제작이 아니었다면 멜로 정도는 늘어나지 않았을까 싶어요. 흥행성패는 작품이 어떤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잘 할 수 있고, 열정이 불타오르는 지가 중요하죠.”

인터뷰 내내 도지한은 자신이 연기자로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며 연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2009년 KBS2 드라마 ‘공주가 돌아왔다’로 연기를 시작해 어느덧 연기경력 9년 차.

“2013년 tvN 드라마 ‘빠스껫 볼’ 이후에 슬럼프가 왔어요. 에너지가 없어지고, 자괴감이 들었어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죠. 후회하지는 않지만 운이 안 따라준 작품이에요. 힘들면 힘든 데로 그렇게 지냈어요. 시간이 해결해 주더라고요. ‘앞으로 갈 날이 많은 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도지한은 자신의 목표를 ‘꾸준한’ 배우로 삼았다. 말 그대로 자신의 연기를 꾸준히 보여 주고 싶은 배우, 조금은 철학적인 표현이지만 그의 말을 들으면 쉽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화랑’이 대표작이 됐네요. 많은 분들이 사랑과 관심을 주셨어요. 한 가지 수식어가 붙는 배우도 좋지만 꾸준히 연기 생활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의 기본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9년이라는 시간 동안 조금씩 제 길을 다져온 도지한. 그가 그린 반류 캐릭터 덕분에 ‘화랑’은 완성도 있는 서사를 완성하며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 믿고 보는 배우로서 화려한 시작을 알린 도지한의 앞날을 기대해본다.

“2017년을 ‘화랑’으로 시작을 했는데,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활동할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지금 20대니까 20대에 가능한 일을 하고 싶어요. 30대에는 느와르를 찍고 싶어요. ‘무간도’, ‘비열한 거리’ 등을 재밌게 봤어요. 어려서 운동선수도 했고, 몸 쓰는 것을 좋아해요. 예능은 말 주변이 없어서 토크는 부담스럽고, ‘정글의 법칙’은 하고 싶어요.”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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