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 및 살해한 10대 소녀가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10대 소녀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짓고 이번 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한 고교 자퇴생 A(17)양을 이번 주 6∼7일께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A양은 지난달 29일 낮 12시 47분께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인 B(8)양을 꾀어 유인한 뒤 공원 인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하고 흉기로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2015년 이후 A양의 병원 진료 기록을 확인한 결과, A양은 우울증과 조현병으로 최근까지 주기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최초 우울증으로 치료받다가 질환이 악화해 조현병 판정을 받았지만 입원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현병(調絃病)이란 망상, 환청, 언어 와해, 정서 둔감 등의 증상을 보이는 전형적인 정신과 질환이다. 원래 정신분열증으로 많이 불렸는데 `분열`이라는 표현이 사회적인 이질감과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2011년 개명됐다.
조현병은 뇌 속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이상으로 발병한다고 한다. 최근 신경전달 물질 조절 등 약물 치료법으로 상당한 효과를 보는 사례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고 만성화하는 경향이 있다.
작년 5월 강남역 인근 노래방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의 범인 역시 조현병 환자였다. 지난달 13일 경기 화성시 향납읍에선 조현병 환자 서 모(25) 씨가 20대 여성을 100여m 뒤쫓아가 흉기를 휘두르는가 하면, 같은 달 15일 인천 연수구에서 조현병 환자 A(33)씨가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발로 마구 차 숨지게 한 사건도 있다. 이밖에 작년 5월 서울 수락산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흉기 살해 사건, 10월 서울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벌어진 경찰관 살해 사건 등이 조현병 환자가 온전하지 못한 정신상태에서 저지른 대표적 범죄 사례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은 조현병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범죄율이 낮지만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환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고한 타인을 해칠 수 있다”며 “공공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정신질환에 대해 정부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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