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주의 버리고 진솔한 배우로 돌아온 배정남 [인터뷰]

입력 2017-05-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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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남을 모델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2000년대 초 각종 배정남 패션을 유행시키며 전성기를 보냈던 그다. 배정남은 상대적으로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톱모델로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몸소 보여주며 뭇 남자들의 로망으로 떠올랐다.

모델 커리어로는 정점을 찍었던 배정남이 이제는 배우로 인생 제2막을 시작했다. 앞서 `시체가 돌아왔다`, `베를린`, `심야식당`, `마스터` 등에 간간이 얼굴을 비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던 그는 보안관에서 인생 캐릭터 춘모를 만나 배우로서의 확실한 입지를 다져가는 형세다.

보안관 홍보차 찾은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그는 진한 부산 사투리와 솔직하고 유쾌한 입담을 거침없이 선보이며 대중의 호감까지 사로잡았다. 오랜만의 예능 원석이라는 평까지 받게 된 그는 방송 이후 쏟아진 관심에 행복하다는 말을 꺼냈다. 라디오 스타 덕분에 추가로 잡힌 인터뷰 자리에서도 특유의 언변으로 웃음 넘치는 현장으로 리드했다. 갑자기 쏟아진 관심을 마음껏 즐기고 있는 그와 나눈 이야기를 공개한다.
`라디오 스타` 출연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같이 `보안관` 촬영한 형님들 덕분이죠. 제가 인복이 있나 봐요. 사실은 제가 아니라 `보안관`을 검색어 1위로 올리고 싶었는데, 제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떠서 괜히 미안하더라고요. 벤치 멤버로 앉아 있다가 갑자기 공격수로 출전하게 된 거니까요. 그래도 `보안관`이 잘 되고 있어서 신이 나고요. 홍보하는 것도 즐거워요.
`라디오스타` 녹화 전에 `보안관` 멤버들끼리 회의를 했다는데, 무슨 얘기를 한 건가.
형님들이 긴장하지 말라고 청심환을 사주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진짜 긴장했어요. 그래도 우리팀 4명에 그쪽도 4명이니까 안심이 되더라고요. 마음을 편하게 먹으니까 제 본 모습이 나오더라고요. 생각이 많아지면 더 말이 안 나온다니까 그냥 생각 없이 저를 드러냈죠.
모델 출신이기도 하고 예전에는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를 고수하지 않았나. `라디오스타` 출연 이후 입담 덕분에 이미지가 확 바뀌었다.
예전에는 신비주의가 있었죠. 그때는 제 모습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산전수전을 겪어보니 그게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요즘은 신비주의 보다는 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대세잖아요. 8년 전에 `무한도전`에 나갔을 때는 망가지는 걸 두려워했던 것 같아요. 신비주의를 버리니까 훨씬 편하더라고요. 다른 분들도 이런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고요.
`보안관` 촬영지가 부산의 기장이었다. 고향에서 촬영해 더욱 반가웠을 것 같은데.
고향이니까 모든 게 다 반가웠죠. 구석구석 숨은 맛집도 제가 다 데리고 다녔어요. 저희가 쉴 때 낚시도 많이 했어요. 바닷가에서 낚시랑 태닝이랑 같이 하느라 팬티 차림으로 다니기도 했고요. 형님들이 편하게 해주셨으니 그렇게 장난도 치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죠.
극 중 `춘모`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너무 좋아서 미팅 때 바로 캐스팅됐다는 일화가 있다.
강동원 형이 한강 피크닉에서 밥 먹는 자리라고 해서 나갔는데 거기에 제작사 대표님이 계셨어요. 저는 `보안관`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줄도 모르고 평소대로 행동했는데 춘모 역할과 너무 딱 어울린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 대표님이 사기꾼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실제로 다음 날 연락이 오더니 오디션을 보자고 하더라고요. 동원이 형도 `잘 해보자`라고 하면서 오디션 전에 리딩 합도 맞춰줬어요. 도움이 정말 많이 되더라고요. 자신감도 생기고. 그때 감독님도 만족하셔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사진-롯데엔터
강동원과는 데뷔 초기부터 오랜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
사람이 참 인연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15년 전에 제가 처음 모델 시작할 때 동원 형이랑 같은 회사였어요. 둘 다 서울에 집이 없어서 같이 사무실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힘들게 살았죠. 그러다 형이 먼저 잘 됐고, 모델 초반에 일이 없었을 때는 여욱환 형이랑 동원이 형 스타일리스트 일을 같이했어요. 동원 형이 주위 사람을 그렇게 잘 챙겨요. 이번에 콜드 플레이 콘서트 티켓도 동원 형이 다 사서 주변에 돌린 거예요. 술값 밥값도 항상 다 계산하고. 제가 연기 시작하고서도 조언을 많이 해줘요.
과거엔 모델 일과 쇼핑몰도 병행했는데, 이제는 주로 배우로서 활동할 계획인가?
지금은 일단 연기에 집중하려고요. 이번에 진짜 많이 배웠어요. 선배님들이 현장에서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그 짧은 순간에도 많이 는 것 같아요. 그게 저는 고맙죠. 힘 빼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법을 많이 배웠어요. 제가 긴장할까 봐 중요한 장면에서는 일부러 말 안 하고 촬영에 들어간 적도 있었어요.
그간의 작품 중에 제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출품한 단편 `가면무도회`가 인상적이다.
한동안 단편 영화도 많이 찍었죠. `가면무도회`에서는 뇌졸중으로 쓰러진 할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공장과 주유소를 그만두고 트랜스젠더 클럽에서 일하는 역할을 맡아서 연기했는데, 빨간색 망사스타킹도 신고 퇴폐적인 느낌의 여장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제일 크게 변신한 것 같아요. 당시에는 모델 이미지를 깨고 싶었어요. 관객들이 저인 걸 몰라봐서 오히려 좋았죠. 이후로는 못할 역할이 없겠더라고요. 그 역할을 해보니까 춘모 역할은 껌이더라고요. 하하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 많을 것 같다.
멜로도 해보고 싶고 사극, 스릴러 등 할 수 있는 한 다양하게 연기해보고 싶어요. 휴먼 실화나 감동적인 드라마를 즐겨 봐요. 공포는 꿈에 나올까 봐 잘 못 봅니다.
30대 배우로서의 삶,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
이제 시작이죠. `보안관`으로 시작해서 모델 때 그 느낌으로 조금씩 욕심 안 내고 천천히 가고 싶어요. 30대가 되니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더 좋은 거 같아요. 모델 처음 했을 때 그 마음가짐을 지금도 가져요. 그때 고생한 걸 되새기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 합니다. 한 방에 뜨는 건 싫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바심을 가지는 성격이 아닌 것 같다.
조바심은 전혀 없어요. 악플도 잘 안 봐요. 앉아서 초조해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저는 스트레스가 있어도 흘려보내는 타입이죠. 어릴 때 아픔을 많이 겪어봐서 그런가 봐요. 제가 조바심 낸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물론 잘 되면 좋죠. 모델 생활할 때는 한때 잘 나간 적도 있었는데, 사기꾼도 만나보고 힘들게 산적도 있었어요. 그때 형님, 누나들이 많이 챙겨줬어요. 이제는 조금씩 내공을 쌓으면서 천천히 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는 먼저 저 자신을 열어요. 처음 서울 올라오고서 사회생활 하다가 사기도 많이 당해봐서 이젠 가식이 보여요. 아픔을 겪다 보니까 사람이 단단해지더라고요. 제가 진실로 다가가니까 형님들도 예뻐해 주세요. 이번 작품에서도 형님들을 잘 만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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