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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텐플러스 <전도련TV>에는 영화배우 전도연씨가 나오지 않는다. 전도련은 가상의 단체 `전국도사연합`의 줄임말이다. <전도련TV>는 우리 이웃에 사는 숨은 `도사`를 발굴해서 정신과 물질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이들의 일상을 조명해 보자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최근 조명받고 있는 욜로(YOLO)족과 유사하지만 소비 영역보다는 정신 영역에 더 가치를 둔다는 의미에서 `도사`라 칭했다. 욜로(YOLO)는 `당신의 인생은 단 한번(You Only Live Once)`이란 영어 표현의 줄임말이다. 노후 대비 같은 미래 보다는 현재의 취미생활, 타인이나 혈육을 위해 희생하기 보다 내 삶의 질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투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뜻한다.
티비텐플러스 <전도련TV>가 도사 1호로 주목한 이는 기아자동차 딜러 최병관(47)씨다. 최씨는 서울 강남구 역삼남부 대리점에서 K7, K5, 소렌토, 카니발등을 판매하는 17년차 베테랑이다. 최씨가 <전도련TV> 도사 1호로 선정된 이유는 아마추어 산악인으로는 보기 드문 기록 보유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5월 30일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수직암벽 `엘 캐피탄(El Capitan)`을 등반하기 위해 일터에 휴가를 내고 출국했다. 산악회에서 만난 동료 세명과 함께 1km 암벽을 무려 5박 6일에 걸쳐 올라갔다. 잠도 절벽에 매달려 잤다. 그가 엘 캐피탄을 오르며 찍은 사진과 동영상은 티비텐플러스에서 시리즈로 방영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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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이란 뜻을 가진 미국 요세미티 공원내 수직암벽 엘 캐피탄. 최병관씨 제공)
절벽 하나 올랐다고 무슨 도사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고산거벽 등반은 산악인중에서도 뛰어난 등반 실력과 경험, 무엇보다도 강인한 정신력을 요구한다. 인공 등반 기술, 혼합 등반 기술, 고소 적응 능력, 등반 대상지 정보 수집과 분석, 해외 원정의 경우 꼼꼼한 행정능력도 갖춰야 한다. 고층빌딩이나 비행기안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아찔한 풍경을 줄 하나에 매달려서 즐긴다는 것은 여간 강심장이 아니면 어렵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낙석의 공포, 온몸을 때리는 바람소리는 암벽에 매달려본 이가 아니면 상상하기 힘들다. 절벽을 오르다 도저히 길이 안보이면 허공을 옆으로 날아 위치를 다시 잡아야 한다.
그는 엘 캐피탄 등반 메모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산이 주는 매력은 무엇일까? 몰입하는 순간의 자유로움? 크럭스(Crux, 어려운 구간)를 돌파할 때의 긴장감은 고도의 몰입을 요구한다. 올라갈 수 있을까? 추락할까? 두 생각이 오락가락 할 때, 그 팽팽한 긴장의 순간 깊은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모든 잡념은 증발된다. 감정도, 생각도, 걱정도 사라진다. 오직 크럭스를 돌파하려는 몰입만이 있을 뿐. 마침내 돌파하면서 느끼는 해방감과 자유로움! 그것이 바로 산이 주는 매력 아닐까?`
또 다른 메모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다.
`이 오름짓이, 가슴을 뛰게 하고, 설레게 하고, 그립기까지 한 것은 가장 솔직한 몸짓이기 때문이다. 사는 동안 솔직할 수 있는 순간은 얼마나 될까? 저절로 솔직해 질 수 있는 이 등반의 몸짓`
최씨가 암벽등반을 시작한 이유는 `스스로가 겁쟁이 같아서` 였다. 사람을 만나건, 회사 생활을 하건 그의 마음속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 항상 몰려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암벽등반였다. 암벽을 타면서 그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눈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가장 먼저 저의 가식과 거짓이 보였습니다. 거대하고 오만하게만 느껴지던 일부 `갑질 고객`에 대해서 이해하는 마음도 커졌죠." 그에게 있어 등반은 지친 일상속에서 헝클어진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일종의 성스러운 종교 행위로 발전해 갔다.
`암벽등반도사` <최병관TV>는 등반이 있는 토요일 오전 11시에 전 과정이 생중계 된다. 미국 엘 캐피탄 원정 등반기는 VOD로 7월 3일(월)부터 매주 한편씩 공개될 예정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티비텐플러스(TV10plus)를 다운로드 받아 시청할 수 있다.
한국경제TV 방송제작부 한순상 국장
sshan@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