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필리핀을 파괴하는 사람들을 죽이겠다고 경고했다.
2일 현지 GMA뉴스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열린 필리핀 남부의 다바오델수르 주 설립 50주년 행사에 참석해 기념 연설을 통해 군과 민간인, 경찰, 종교단체 등 거론하며 "필리핀을 파괴하지 마라, 왜냐하면 내가 진짜 죽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러면서 연단 옆으로 걸어 나와 자신의 셔츠를 올려 허리에 찬 권총을 청중들에게 보여줬다.
두테르테의 이런 언행은 마약 범죄, 계엄군의 권한 남용에 대한 비판, 테러 행위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필리핀 북부 불라칸 지역에서는 마약과 술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 20대 남성이 한 가정집에 침입해 한 살배기 아기를 포함해 일가족 5명을 흉기로 살해하는 일이 일어났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샤부(마약)는 죽음의 게임"이라며 이 용의자를 향해 `매춘부의 자식`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3∼6개월 안에 범죄를 뿌리 뽑겠다"며 작년 6월 30일 취임과 함께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8천 명 이상의 마약용의자가 경찰이나 자경단 등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알려진 이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그는 계엄령이 선포된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 소탕작전을 벌이는 정부군과 경찰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조사를 벌이겠다고 약속했다.
인권단체와 변호사 단체 등은 군경이 무고한 시민의 주택을 합리적 이유 없이 압수수색하고 재산권을 박탈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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