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의 神] "치킨 비싸게 먹지 마세요"...미트박스의 꿈

신인규 기자

입력 2017-07-03 15:20   수정 2017-07-03 15:04



    <앵커>

    신기술과 스타트업을 통해 미래 투자 방향을 살펴보는 시간, '스타트업의 신'입니다. 오늘도 신인규 산업부 기자와 함께 미래 신기술과 유망 스타트업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스타트업은 어떤 곳입니까?

    <기자>

    네. 그동안은 좀 생소한 미래 분야에서 신기술을 내놓는 스타트업들을 알려드렸었는데, 오늘은 좀 손에 잡히고 눈에 들어오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를테면 통닭, 치킨에 대해 예를 들어보죠. 요새 국민간식이라고 하는 치킨값이 많이 뛰어서 불만이 높아졌다가 또 여러 논란이 있어서 다시 치킨값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또 그래도 여전히 치킨값이 비싸다 이런 말들 많지 않습니까? 대체 닭 한마리 원가가 얼마나 올랐길래 이렇게 가격이 널뛰기를 하나 이런 생각을 해 볼 수가 있을 겁니다.

    실제로 취재를 했더니 치킨의 주재료인 육계 원가가 마리당 3,000원대인데, 일부 프랜차이즈에서는 가맹점주에게 마리당 5,000원, 6,000원대로 닭을 넘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축산물의 특성상 가격이 널뛰기를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격 널뛰기라는 것이, 중간 유통업자들이 많아질수록 심해지는 것이거든요. 특히 축산물 유통 시장에서는 고기 원가라는 건 유통업자들만 알 수 있어서 더욱 그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에 축산물의 원가를 누구나 알 수 있게 공개하고, 중간 유통업자들이라는 거품을 빼면 어떻게 될까. 라는 지점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미트박스라는 기업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미트박스라는 스타트업이 국내 축산 시장의 원가를 공개하고, 그동안의 유통 구조를 바꾸려고 한다는 말이죠? 좀 자세히 설명을 해 주시죠.

    <기자>

    미트박스는 '축산물 B2B 시장 혁신'을 사업 가치로 내놓은 스타트업입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냐면 그동안의 축산물 유통 흐름을 좀 살펴봐야 하는데요.

    예를 들어서 축산농가에서 도축한 고기나, 아니면 육류수입업체로부터 국내에 들어온 고기는 먼저 첫 번째 도매상을 거치게 됩니다. 도매상들은 5%에서 10%정도의 마진을 붙인 뒤에 조금 더 작은 지역별 도매상을 보통 또 한 번 더 거치고, 그리고 부위에 따라 조금 더 작은 소매상으로 유통됩니다. 여기서 마진이 또다시 최대 20% 정도 더 붙는다고 합니다. 이 단계를 거쳐서 고기들이 식당이나 정육점으로 가게 됩니다. 간략하게 봐도 다섯 단계입니다.

    이 유통구조를 확 줄여서, 축산농가와 정육점, 또는 육류수입업체와 식당이 직거래를 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게 미트박스의 사업구조입니다. 축산물 판매자가 직접 미트박스에 가격을 올리면 정육점이나 식당에서 직접 주문하는 건데요.

    미트박스는 축산농가와 정육점을 바로 연결해주는 것만으로 고기 값을 기존 유통구조와 비교해 약 15%에서 30% 싸게 살 수 있는 직거래 플랫폼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회사가 발품을 팔아서 모은 육류의 도매 원가와 시세도 공개하고 있고요.

    <앵커>

    그러면 이 스타트업은 어떻게 돈을 법니까? 수익구조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현재는 코스트코처럼 사업자 회원제로 운영하고, 미트박스를 통해 직거래를 하면 일정 퍼센트의 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영업합니다. 이 수수료를 받아도 정육점 입장에서는 같은 고기를 기존보다 싸게 받을 수 있는 메리트에서 미트박스의 경쟁력이 있습니다. 거래량이 늘면 늘수록 돈을 버는 구조인데 창업 당시 월 3억원 정도였던 거래액은 현재 100억원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한 달에 1,200톤 정도가 미트박스를 통해 거래됩니다. 축산물 직거래를 위해서는 농가에게 받은 물량을 보관하고 배송하는 자체 인프라가 필요한데, 미트박스는 현재 용인의 오뚜기 물류센터를 빌려서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이 시장에서 미트박스가 성장할 가능성, 어떻게 볼 수 있습니까?

    <기자>

    미트박스는 시장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기 시작한 새로운 플랫폼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현재 월 거래량이 100억원에 육박하고, 올해 연 매출은 1,3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상장성이 가파른 것도 주목할만 하지만 축산물 유통시장에서 미트박스가 시작한 직거래 시장이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이라는 데에 미래 성장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현재 축산유통 전체 시장이 연간 26조원 정도인데, B2B라고 하는 소상공인 정육점-식당 대상 시장이 약 13조원 정도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미트박스가 내놓은 단기 목표는 이 시장에서 2019년까지 시장 점유율 5% 이상을 차지하는 겁니다. 연매출 7,000억원을 넘기겠다는 건데요. 서영직 미트박스 대표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서영직 미트박스 대표

    "전체 축산 유통시장을 약 26조 정도로 보고, 그 가운데 저희들이 타겟으로 하고 있는 소상공인, 식당이나 정육점이 구매하는 시장을 약 13조 시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보면 월 100억, 연 1,000억 정도 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아직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보고요. 저희들이 축산에서 시작하지만 나중에 공산이나 수산품같은 다양한 품목으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토탈 식자재 업체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실제로 이 스타트업을 주목하는 벤처캐피털들도 미트박스 대표가 내놓은 비전에 주목하고 대규모 투자를 했습니다. 현재 소프트뱅크벤처스나 알토스벤처스 등 유명 벤처캐피털로부터 100억원대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앵커>

    현재 이 스타트업의 사업구조는 B2B라고 했죠. 그러니까 개인이 아니라 정육점이나 식당 등이 대상이라고 하는데, 아까 말씀대로 26조원에 육박하는 축산유통 시장 가운데 나머지 13조원 시장, 그러니까 개인들이 직접 고기를 사는 시장에 미트박스가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습니까? 지금은 개인이 미트박스를 이용하기는 어렵습니까?

    <기자>

    미트박스는 박스 단위로, 무게로 환산하면 15kg에서 30kg정도 단위로 물건을 팝니다. 미트박스가 육류를 가공하거나 개별 배송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엄청난 대가족이 아니고서야 개인이 한 번에 박스 단위로 고기를 사서 소비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런데 몇 가지 가능성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배달의민족처럼 요새 등장하고 있는 O2O 서비스와의 접목입니다. 미트박스가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정육점과 계약을 맺고, 이 정육점을 통해서 고기를 1인분 단위로 나눈 뒤에 개별 배송을 하거나 하는 방식들도 앞으로는 가능할 수 있겠죠. 이런 데서 새로운 사업 모델이 파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정리하죠. 이 스타트업의 존재 의의, 그리고 지금의 산업 구조를 바꿀 가능성, 어떻게 볼 수 있습니까.

    <기자>

    예전 이야기지만 전자제품 가격 널뛰기로 악명 높았던 용산 전자상가 같은 곳들이 인터넷 가격 공개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많이 정상화됐는데 그런 개념이 축산물 시장에도 이제 도입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미트박스는 정보의 투명한 공개라는,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의 순기능을 이용해 시장을 파고든 서비스입니다.

    이런 직거래 플랫폼이 더 성장하고 자리를 잡으면 우선 그동안 깜깜이 유통이라고 비판받았던 축산물 유통 구조가 개선될 겁니다. 유통 구조 개선은 소비자들에게는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거고요. 이런 플랫폼과 결합한 새로운 O2O서비스가 나타날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시장이 투명해지는 데 스타트업이 기여를 하는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스타트업의 신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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