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부동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대형 개발단지마다 부동산 중개업소가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정작 업체들은 매물이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입주민들 역시 상가 이용에 불편을 겪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겁니다.
과열된 부동산 시장의 자화상을 이근형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신길뉴타운의 스트리트형 상가 앞에 나와 있습니다.
이곳에 입점한 공인중개사가 몇 곳이나 되는지 제가 지금부터 한번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지금 쭉 둘러봤는데 상가에 입점한 40여개 업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공인중개사였습니다. 또 보시는 것처럼 맞은편에도 10개 이상의 공인중개사가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른바 `돈이 되는` 대형 아파트 단지라 수익성을 기대하고 몰려든 건데, 막상 업자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습니다.
[인터뷰] A 공인중개사(신길뉴타운)
"아파트 전월세나 매매는 요즘 못해요. 없어서.. 새로 입주하는 데를 가신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또 다른 데를 찾아보시겠죠. 내후년 4월까지는 별로 거래할 게 없어요
[인터뷰] B 공인중개사(신길뉴타운)
"1년안에 팔면 양도세를 45%를 내야 되기 때문에 못팔아요. 매물도 없어요. 다 털어도 다섯 개도 안 될 거에요"
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웃돈을 받아 거래하던 관행도 옛말이 됐습니다.
저렴해진 중개료가 부동산 과열만 부추기고, 뒤늦게 뛰어든 업자는 폐업을 면치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김은경 삼성증권 연구위원
“해외와 비교하더라도 국내 중개수수료율 자체가 높지 않은 편이고 거래가 빈번한 시장이라면 모르지만 거래가 급격하게 줄었을 때는 문제가 있을 수 있고요.”
실제 서울시 상권분석 정보에 따르면 신길 뉴타운이 위치한 신길 4동(62.6)과 6동(60.3)의 부동산중개업 창업위험도는 영등포구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중개업소들 탓에 새 아파트에 갓 입주한 주민들 역시 불편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신길뉴타운 주민 1
“동네가 활성화돼야 되는데 부동산만 있으니까 활성화가 안되고 우리가 진짜 필요한 가게가 없어요 지금”
[인터뷰] 신길뉴타운 주민 2·3
“아무래도 실생활에 필요한 것보다 부동산이 많으니까 좀 그렇겠죠. (불편함이 있으세요?) 네”
“거기(11구역)도 이래요. 거기도 이렇게 상가에 부동산밖에 없어요.”
부동산 시장 과열 속 개발호재를 찾아 몰려드는 중개업자도, 새 터전을 마련한 입주자도, 모두가 웃을 수만은 없는 불편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