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층 330여m 높이 토치타워…당국 "대피 성공적·인명피해 보고안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84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토치 타워`에서 4일(현지시간) 새벽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2시간여 만에 진화됐고 당국은 사상자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화재가 입주자들이 잠든 새벽에 발생해 수십개 층을 태웠다는 점 때문에 인명피해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께 아파트 고층에서 시작된 불은 건물 한쪽 면을 타고 아래위로 급속히 번졌다.
목격자들은 이번 화재로 아파트의 30∼40층가량이 불길에 휩싸였고, 건물 파편들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 2대도 불에 탔다고 전했다.
두바이 정부는 공식 트위터 계정(Dubai Media Office)을 통해 4개 소방대와 경찰들을 투입해 진압에 나섰고, 화재 발생 2시간여만인 오전 3시 30분께 진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 화재 당시 거주민들을 성공적으로 대피시켰고, 지금까지 인명피해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불이 발생한 시점이 사람들이 잠든 새벽이고, 30∼40개 층이 화염에 휩싸였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고려할 때 인명피해의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두바이 당국은 불길 확산의 원인으로 건물 외벽에 장착된 가연성 외장재를 지목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토치 타워가 지난 6월 최소 80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화재가 발생한 런던 그렌펠타워와 유사한 외장재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건물 외관을 윤색하려고 사용되는 값싼 가연성 외장재는 화재 때 불길이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지게 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돼 세계 각국에 경종을 울린 바 있다.
현재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화재에 따른 인명피해를 우려하는 두바이 주민과 관광객의 글이 폭주하고 있다.
이들은 화염에 휩싸인 토치 타워를 찍은 사진을 올리며 "건물에 있으면 빨리 나와라. 불길이 커지고 있다", "인근에 주차된 차들까지 불이 번지고 있다", "제발 아무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높이가 330m에 달하는 토치 타워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주거건물로, 지난 2011년 문을 열 당시만 해도 세계 최고층 아파트로 이름을 올렸다.
일부 언론들은 토치 타워가 86층 혹은 79층이라고 보도했지만, 토치 타워 홈페이지는 건물이 84층이라고 명시했다.
두바이 마리나 요트 선착장 인근에 있는 토치 타워는 방 2개짜리 아파트 1채 값이 50만 달러(약 5억 6천만원)에 이르는 고급 아파트다. 8층짜리 주차장과 수영장을 갖추고, 24시간 보안 및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현재 682가구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치 타워에서는 지난 2015년에도 화재가 발생했으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진 =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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