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여왕 마르그레테 2세의 남편 헨리크 공이 자신이 죽었을 때 부인 곁에 묻히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올해 83세로, 결혼 50주년을 맞는 헨리크 공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수십 년간 쌓여온 불만에 따른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헨리크 공은 그동안 자신이 여왕과 동등한 배우자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헨리크 공은 1967년 왕위를 계승할 공주 신분이었던 마르그레테 2세와 결혼한 직후 `여왕의 배우자`를 뜻하는 `프린스 컨소트`(prince consort) 작위를 받았다.
이후 마르그레테 2세는 1972년 여왕으로 즉위했는데, 헨리크 공은 이때 자신의 칭호도 `킹 컨소트`(king consort)로 `승격`됐어야 했다며 계속해서 불만을 드러내 왔다는 것이다.
덴마크 왕실 공보 책임자 레네 발레뷔는 현지 신문 BT에 "헨리크 공이 오랫동안 그의 역할과 칭호에 불만족한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면서 "이러한 불만은 최근 몇 년 사이 점점 더 커졌다"고 밝혔다.
발레뷔는 "그에게 여왕 곁에 묻히지 않기로 한 결정은 그가 원했던 칭호와 역할을 갖지 못함으로써 그의 배우자와 동등하게 대우받지 못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발레뷔는 그러나 헨리크 공의 이번 결정은 여왕 부부의 결혼과 여왕의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헨리크 공은 이미 수십 년 전 TV 방송에서 따로 월급을 받지 않아 부인에게 담배를 살 용돈을 달라고 해야 하는 고충을 털어놓으며 공개적으로 자신의 위치에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이후 그는 결국 공무에 따른 급여과 직원을 받게 됐지만, 원하는 칭호를 얻지는 못했다.
덴마크 법원은 헨리크 공에 대한 대우는 다른 유럽 왕가의 관례와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헨리크 공의 마음을 달래진 못했다.
헨리크 공은 지난해 대부분의 공무에서 물러난 이후 대중 앞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프랑스 태생의 헨리크 공은 원래 명성 있는 외교관이었으나 마르그레테 2세와 결혼하면서 경력과 함께 프랑스 시민권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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