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으로 끝난 '반쪽짜리' 방송의 날 기념행사

입력 2017-09-01 21:54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는 MBC·KBS 노조의 파업을 앞두고 1일 진행된 제54회 방송의 날 기념식은 두 방송사의 노사간 갈등이 그대로 노출되며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매년 방송의 날(9월 3일)을 전후로 열리는 방송의 날 기념식은 대통령과 3부 주요인사가 모두 참석해 방송인을 격려하고 지상파 방송의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활용된 행사다.
그러나 대선 기간부터 줄곧 공영방송의 개혁을 주장해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일찌감치 결정하고 불참했다.
참석이 예정됐던 이낙연 국무총리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이혜훈 등 여야 교섭단체 대표도 이날 행사 직전 주최 측인 한국방송협회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일정상의 이유로 며칠전 참석이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지난해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냈고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정관계 및 방송계 인사들이 빠짐없이 참석한 것에 비교하면 이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날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방송의 날 기념식은 첫 행사인 방송진흥 유공포상부터 어수선하게 시작됐다.
행사 시작 10분 전 모습을 나타낸 MBC 김장겸 사장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노조)가 외치는 퇴진 요구 함성 속에 어렵사리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KBS 고대영 사장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본부노조) 등이 행사장 앞을 가로막는 바람에 주출입구가 아닌 다른 출입구로 들어가야만 했다.
단상 가운데 앉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옆에 앉은 고 사장과 별다른 말을 나누지 않은 채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유공자 포상 행사가 끝나갈 무렵 서울서부지검이 고용노동부의 출석 요청에 불응한 김장겸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김 사장은 축하연을 남겨두고 곧바로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고 사장은 행사장 옆 방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KBS본부노조 등이 대화를 요구하면서 축하연 장소로 이동하지 못했다.
한국방송협회장을 맡은 고 사장이 방에서 나오지 못하는 바람에 축하연은 약 20분간 지연 시작됐고, 주요 인사들이 빠짐없이 자리를 채워야 할 헤드테이블은 텅 빈 상태였다.
고 사장의 축사를 앞두고 일부 KBS 노조원이 행사장으로 들어와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고 고 사장은 이 때문에 참석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축하연에서 문 대통령은 이 위원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방송은 어떠한 힘에도 흔들리지 않는 방송, 과거의 불합리를 용납하지 않는 방송, 국민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방송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한 이 위원장은 식순이 마무리되자 주요 참석자들과 가벼운 인사만을 나누고 빠르게 행사장을 나갔다.

KBS본부노조, MBC노조, 200여개의 시민단체가 속한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은 이날 행사가 진행된 63컨벤션 앞에서 오후 6시 30분부터 `일곱번째 돌마고(돌아와요 마봉춘·고봉순) 금요 문화제`를 열어 양사 경영진의 퇴진을 촉구했다.
한편 오는 4일 KBS홀에서 열릴 예정인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한국방송대상은 1년 동안 지상파 방송의 보도, 교양,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우수했던 작품과 방송인을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로 올해 시상식은 KBS1TV로 생중계될 계획이었으나 방송협회는 행사 일정을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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