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인수]SK하이닉스, 두 마리 토끼 잡았다...낸드 경쟁력·중국 견제

신인규 기자

입력 2017-09-20 18:05  





    <앵커>앞서 보신대로 일본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자로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연합이 선정됐습니다. 20조원이 넘는 그야말로 빅딜인데, SK하이닉스와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 분석합니다. 산업부 신인규 기자 나와있습니다. 신 기자. 도시바 반도체 매각, 세부 내용이 공개됐습니까?

    <기자>

    이번 인수자 선정 이후 본계약이 남아있기 때문에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 모두 세부 내용을 공식적으로 알리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연합은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약 24조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당초 SK하이닉스는 전환사채 등을 발행해 약 2조원 정도를 조달하는 방식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안대로라면 단순히 돈을 빌려준 채무 관계 이상의 협력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전환사채라는 것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회사채거든요. 일정 기간 이후 도시바 반도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의결권을 SK하이닉스가 갖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일본의 산케이 신문은 도시바 반도체 매각에 대해 “SK하이닉스가 장래에 취득할 의결권 비율은 15% 아래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장기적으로 지분을 갖는 조항이 살아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앵커>SK하이닉스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는 아니고 장기적으로 도시바의 지분을 갖는 형태일 것이다. 라는 얘기인데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15%의 의결권 제한을 수용한 채 이번 딜이 이뤄졌다면 도시바 반도체의 중요한 경영 의사 결정에는 SK하이닉스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없는 수준입니다. 도시바의 자체 경영권을 보장해준 만큼 이번 빅딜로 전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이 당장 바뀌는 등의 파장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기술 공유와 협력의 가능성은 충분히 열린 것으로 관측됩니다. 도시바는 매출 기준 낸드플래시 점유율이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SK하이닉스는 5위인데요. D램에 비해 낸드플래시 분야가 약한 것으로 평가됐던 SK하이닉스가 이번 딜로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후발 주자의 성장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의미도 짚을 수 있습니다. 당초 도시바 메모리에 관심을 갖고 뛰어든 업체는 우리와 미국 뿐 아니라 대만의 홍하이, 중국의 칭화유니그룹 등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당장 내년 2분기부터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겠다고 공언해왔는데, 이들이 만약 도시바 인수를 성사시켰다면 중국의 계획은 상당히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어 왔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빅딜은 SK하이닉스로서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한편으로는 후발주자의 성장이라는 변수를 차단하는 포석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앵커> 요약하면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그동안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시장의 성장성과 함께 후발주자 견제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네요.

    <기자>

    네. 낸드플래시는 빅데이터 시대 최대의 수혜 부품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의미가 큽니다.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늘어나니까 저장 수요가 늘어나고, 전원을 껐다 켜더라도 내용이 남아있어야 하는데, 이런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이 낸드플래시거든요. 대표적인 것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대체하고 있는 SSD입니다. 낸드플래시는 현재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반도체 업계의 슈퍼 사이클을 이끌고 있습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올해부터 5년 동안 낸드플래시 시장이 연평균 3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하나 짚어봐야 할 것이 있는데, 만에 하나 인수자 선정 이후 또다시 도시바가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기자>

    도시바는 조금 뒤 이사회 의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입니다. 공식 입장에서 살펴봐야 할 부분은 이번 인수자 선정이 배타적 협상권을 갖는지, 법적 구속력이 있는지 하는 겁니다. 도시바는 앞서 몇 차례 우선협상자를 바꾼 적이 있고, 일주일 전 이사회에서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한미일 연합과 매각 각서를 체결할 때도 배타적 협상권은 없는 양해각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체 수십조원 규모의 빅딜 성사라는 '사건' 앞에서 SK하이닉스가 본계약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이러한 배경이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네. 산업부 신인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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