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자국의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세파에 파스다라네 엥겔랍 에슬라미)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모하마드 바게르 노바크트 이란 정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국영 방송을 통해 "전 세계는 테러리즘, 특히 다에시(IS의 아랍어식 약자)와 싸우는 혁명수비대에 감사해야 한다"며 "따라서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면 테러분자를 돕게 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민병대, 시리아 정부군을 직·간접으로 지원한다. 이들 군사조직이 IS 격퇴전을 벌이는 것은 사실인 만큼 이란의 혁명수비대가 미국의 반대편일 뿐 현상적으로는 중동의 대테러전에 동참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앞서 8, 9일 혁명수비대 총사령관과 이란 외무부도 혁명수비대를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면 혹독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주도하는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해 압박하고, 동시에 이를 핵합의안(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로 연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혁명수비대와 밀접하게 관련된 개인과 법인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지만, 이 조직 자체를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하지는 않았다.
또 적대국이라도 해도 국제적으로 정통성을 인정받는 국가의 정규 군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적도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 테러 지원, 사이버 작전을 문제 삼아 포괄적인 대이란 제재 법안(CAATSA)을 내놓겠다고 6일 밝혔다. 이 법안에 혁명수비대를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내용도 포함될 수 있다고 서방 언론들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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