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헤이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쏟아내고 있는 대북 강경 발언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언사가 어떤 피해를 몰고 올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공화당 정부에서 CIA 국장을 지낸 그는 이날 의회전문매체 `더 힐`에 기고한 글을 통해 "요즘 워싱턴 DC 주변에서 어떠한 종류의 행동들이 일상화가 됐는지를 보면 적지 않게 놀랍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의 조롱을 무시할만할 정도의 정서적 성숙함과 지정학적 지혜를 가진 북한 지도자를 기대할 수 있는 시기는 일찍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헤이든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트위터 글을 통해 `대북 대화 무용론`을 제기하며 `단 한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그 한 가지가 무엇인지 명시하지 않았지만, 분명하게 군사적 옵션을 시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백악관에서 열린 군 수뇌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던진 `폭풍 전의 고요` 발언을 언급하며 "내 귀에는 어떤 발언도 대통령답게 들리지 않는다"며 "(회의에 있었던) 장성들이 그러한 즉석 위협의 `소품`이 된 것을 좋아했을 리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이력을 겨냥, "대통령은 엄청난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로, 맨해튼 부동산 개발업자와는 다르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그 말 이상의 무게, 그 사람 이상의 무게를 지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헤이든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뇌부에게 `폭넓은 군사옵션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 필요할 때, 훨씬 더 빠른 속도로`라고 주문한 데 대해서도 "대통령은 군사적 행동에 책임 있는 군 인사들이 행사할 `정상적인 경고`에 대해 인내심을 잃은 채 자기 생각을 압박했다"고 강조했다.
헤이든 전 국장은 지난달 초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군사옵션` 발언에 대해 "매우 거칠고 부정확하며, 아주 큰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발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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