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MLB) 시카고 컵스 골수팬의 집념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맞춤형 컵스 저지(유니폼 상의)를 안겼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시카고 리글리빌에 사는 컵스팬 마지 매카트니(56)는 지인 사이먼 보스원이 전날 자신을 대신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름을 새겨넣은 컵스 유니폼을 교황에게 직접 전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매카트니는 지난 4월 이탈리아 여행을 앞두고 `교황에게 맞춤형 컵스 유니폼을 선물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어 컵스 구단 측에 특별 제작 가능성을 물었고, 구단은 이를 수용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제안이어서 매카트니의 여행 출발 날짜를 하루 넘겨서야 유니폼이 완성됐다.
아쉬움이 크게 남았던 매카트니에게 지난 9월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조카와 함께 다시 로마를 찾아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했으나 교황청 보안이 걸림돌이 돼 유니폼 전달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국 매카트니는 이탈리아에서 여행전문사업을 하는 지인 보스원에게 유니폼을 맡겼고, 보스원은 전날 교황을 만나 선물을 전달했다.
보스원은 "교황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유니폼을 전달하자 교황이 미소를 지었으며, `(맞춤형 컵스 유니폼까지 가졌으니) 이제 컵스 팬인 거다`라고 말하자 교황은 `물론 그렇다`(For sure, I am)는 답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컵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기원해 달라고 당부하고 싶었으나, 너무 이기적인 요구 같아 참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컵스는 12일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5차전에서 워싱턴 내셔널스를 9 대 8로 꺾고 극적으로 승리하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했다.
한편, 지난해 컵스가 월드시리즈에서 108년 만의 우승을 거머쥔 후 미국 가톨릭 시카고 대교구 블레이스 수피치 추기경은 교황에게 컵스 모자와 선수 사인이 된 야구공을 선물로 전달한 바 있다. 당시 수피치 추기경은 소셜미디어에 "컵스 우승 소식이 바티칸에까지 전해졌다. 교황은 축하를 전하며 기도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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