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노동당이 9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하면서 37살의 젊은 여성 총리를 탄생시켰다.
지난달 23일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어 킹메이커로 연정협상을 주도해온 소수정당 뉴질랜드제일당은 19일 노동당 및 녹색당과 함께 차기 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자국 우선주의 색채가 강한 뉴질랜드제일당은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이 됐지만 과반에 못 미친 집권 국민당뿐만 아니라 주요 야당인 노동당과 연정협상을 벌여왔다.
지난달 총선에서는 전체 120석 중 국민당이 56석, 노동당 46석, 뉴질랜드제일당 9석, 녹색당 8석, 액트당이 1석을 각각 얻었다.
뉴질랜드제일당이 노동당 및 녹색당과 손잡는 쪽을 선택함으로써 37살의 재신더 아던 노동당 대표가 새 총리로 국정을 이끌게 됐다.
뉴질랜드에서 여성 총리가 탄생하기는 이번이 3번째다.
아던 대표는 짧은 성명을 통해 "오늘은 흥미진진한 날"이라며 "우리는 모든 뉴질랜드인들을 위한 정부가 돼 더 공정하고 더 좋은 뉴질랜드를 건설할 수 있기를 열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던 대표는 선거를 채 두 달도 남겨두지 않은 지난 8월 초 전임자가 여당인 국민당에 20% 이상 지지율이 뒤떨어진 데 책임을 지고 사퇴하자 구원 등판, 돌풍을 일으키며 선전을 끌어냈다.
최종 선거 결과가 나온 뒤 지난 12일 동안 국민당 및 노동당과 본격적으로 연정협상을 벌여온 윈스턴 피터스(72) 뉴질랜드제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결정은 뉴질랜드 국민의 결정이며 변화를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 번째 연임해온 국민당과 손을 잡는 것은 변형된 현상 유지이고 노동당과 손잡는 것은 변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피터스 대표는 협상 과정에서 부총리를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탄생한 연정은 녹색당과 녹색당이 중도좌파 성향을 보이고 뉴질랜드제일당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어 정당 간 정책 조정이 연정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동당과 뉴질랜드제일당은 반이민 및 보호주의 등에 관해서는 서로 뜻을 같이하고 있지만, 반이민 정책을 놓고는 녹색당과 뉴질랜드제일당이 서로 판이한 입장이다.
집권 국민당으로서는 현재와 같은 투표제도가 1996년 채택된 이후 최대 정당이 됐음에도 처음으로 정부 구성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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