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책 이어 ‘돈줄 죄기’…경제주체들 고통 불가피
부동산대책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재인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에 이어 `돈줄 죄기`를 뼈대로 하는 가계부채종합대책까지 내놓으면서 박근혜정부가 힘을 실었던 `빚을 내서 집을 사는`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기 때문.
여기에 미국 등 선진국에 이어 한국은행마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 유동성 흡수에 나설 예정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대책에 이은 후폭풍으로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받을 충격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부동산대책에 이어 24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은 한 마디로 `전방위적 돈줄 죄기`로 요약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내년부터 新총부채상환비율(DTI)을 도입해 다주택자의 추가대출을 막고,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함으로써 자영업자 및 2금융권 대출, 집단대출을 억제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한 자릿수인 8% 이내에서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이미 금융권에서는 지난해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대출을 억제해왔지만, 그 수위를 더욱 강화하는 셈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발표된 부동산 대책을 고려하면 정부가 다주택자와 투기세력의 돈줄을 말리기 위한 전방위 공세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부는 새 정부 출범 한 달여 만에 6ㆍ19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고, 이어 다시 한 달 반 만에 보유세 강화를 제외한 거의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한 8ㆍ2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이미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의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은 40%까지 낮아졌고, 투기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은 기존 차주당 1건에서 가구당 1건으로 제한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기간인 2014년 7월 최경환 경제팀은 저금리와 부동산 시장 부양으로 내수경기를 견인하겠다며 LTV·DTI 규제를 완화했다.
정부가 판을 깔자 가계는 앞다퉈 빚을 내 집을 샀지만 이후 각종 부작용이 커졌고, 정권 교체와 맞물려 부동산·금융정책도 급선회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긴축 움직임에 맞춰 한국은행도 금리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19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2.8%에서 3.0%로 상향 조정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7명의 금통위원 중 금리를 올리자는 소수의견이 6년여 만에 제기됐고,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해가고 있다"며 사실상 인상론을 지지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또는 내년 초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금리 인상은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효과를 불러온다.
부동산 대책과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이어 한은의 금리 인상이 더해지면 그동안의 `저금리·유동성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본격적인 `긴축의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앞으로 돈을 빌리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기존 빚 상환의 부담도 커지게 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아직 올리지 않았어도 시중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금리는 꾸준히 올라 5%를 돌파한 사례가 나왔다.
당장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현장에 일대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계와 기업이 느끼는 고통의 강도는 더 클 수 있다.
서민의 생활자금 마련이나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지고, 한계가구나 한계기업이 금리 상승을 버티지 못해 파산·도산할 수 있다.
좀처럼 회복세가 확대되지 않는 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당장 소비 등 내수회복이 늦어질 수 있고, 그동안 경기 회복에 큰 역할을 했던 건설투자 등도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대책 이미지 = 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