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백화제방의 계절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어제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의 리커창 총리를 만나 온갖 꽃이 함께 피워야 진정한 봄이라는 말을 했더군요. 사드 문제로 막혔던 양국 관계를 정치, 경제, 문화, 관광, 인적 교류 등에서 각양각색의 꽃을 활짝 피우자고 한 건데요, 리커창 총리를 비롯한 중국 측 인사들 역시 상당한 공감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대통령의 이런 말을 보면서 저는 우리 주식시장을 떠올렸습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깨고 올라가며 1500포인트 시대를 활짝 열었고 코스닥도 어느새 2년여 만에 최고치가 됐습니다. 바야흐로 뜨거운 장세입니다. 그러나 우리 투자자 여러분들 어떠십니까? 봄을 느끼고 계십니까? 많은 분들께서 아직도 꼭 지금의 바깥 날씨 같은 추위를 느끼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일 년 내내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하나의 꽃만 흐드러지게 피더니 최근엔 셀트리온을 비롯한 바이오란 꽃이 경쟁적으로 핍니다.
최근 코스닥을 비롯한 중·소형주가 대형주 수익률을 앞서 나가면서 이른바 백화제방의 시대에 대한 기대를 한껏 키우고 있습니다만 역발상으로 전체 시장을 위해서는 오히려 온갖 꽃들이 한꺼번에 피기보다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차례대로 피고 지고 하는 것이 더 좋을 겁니다.
하루에도 밤과 낮이 있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순환하는 것처럼 투자의 세계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지금은 분명 장기간 소외당하였으면서도 기업 내용이 훼손되지 않은 또 이익을 내고 있는 숨은 미인주를 찾는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대로변에 화려하게 핀 장미와 백합화도 좋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시골길 어느 길섶에 아름다운 자태를 감추고 피어있는 들꽃도 못지않게 아름다울 때가 있듯이 우리 투자의 세계에서도 아무도 찾지 않지만 꽃을 피우고 나면 너도나도 그 자태를 칭찬하는 주식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바이오가 오르는 것은 그 내용과 관계없이 증권시장이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증시는 부를 만들려는 사람들의 본성 즉 탐욕이 나름의 합리성이라는 겉옷을 걸치고 그 욕망을 실현하는 장입니다. 때로는 좌절하고 떠나기도 하지만 이 탐욕이란 본성이 없이는 주식시장은 애초부터 생겨날 수 없었을 겁니다.
지난 몇 년간 경기 관련 대형주 그중에서도 실적이 확인되면서도 절대 망할 것 같지 않은 기업들의 전성시대는 사실 이 탐욕과 기대의 축소를 반영했습니다. 시장 수익률을 압도할 만큼의 탐욕과 기대를 버리고 어쩌면 시장만큼의 기대 수익률이라도 감사하다는 안전한 투자 심리의 발현이 올라도 올라도 실적이 좋아서 평가가치가 확보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그리고 두 배나 올랐어도 여전히 PBR 한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은행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게 했던 것이죠.
패시브 펀드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액티브 펀드의 종말을 보는 듯했습니다. 우리 국민연금이 이러한 투자의 선봉에 서다 보니 다른 기관투자자들은 자연스레 줄을 섰고 매주 가서 세미나를 해야 하는 증권사 분석가들도 그분들 투자에 맞는 보고서와 종목을 돌리게 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 절기상 계절은 겨울로 접어들었습니다. 아직 봄을 얘기하긴 겨울의 초입쯤입니다만 증시의 계절은 봄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성장주에 대한 관대한 투자는 아마도 개별 종목들에 대한 매기의 확산으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코스닥이 급하게 오르는 것은 내년 상반기 장세를 미리 준비하자는 발 빠른 움직임의 발현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꼭 한 가지 다시 말씀드립니다. 우리 증시가 오래 건강하게 가려면 온갖 종목이 한꺼번에 다 올랐다 한꺼번에 다 내리는 흡사 벚꽃 같은 장세가 아니라 계절의 변화에 따라 여러 가지 꽃들이 차례로 피고 지는 그러니까 건강한 순환매의 장세가 필요합니다.
또 하나, 꽃이 아닌 잡초를 들고 내 꽃은 어제 피나를 기다리면 언젠가 그 풀은 시들어 말라 죽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꽃을 피우려면 그것이 꽃이어야 합니다. 주식이라는 꽃은 실적으로 피어나는 겁니다. 그것이 이익의 증가든 세계 시장의 점유율과 기술력의 인정이든 간에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가시적인 실적이 있어야 내 주식이 잡초가 아닌 꽃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가진 종목이 꽃을 피울 수 있는 식물인지 한번 잘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
어쨌든 시장은 바야흐로 백화제방의 계절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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