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아파트 주민 "지진으로 흔들릴 때마다 심장이 떨리고 무섭다"
포항 아파트 입주민들 지진 공포감 역대급....아수라장 된 시내
포항 아파트는 15일 심하게 좌우로 흔들렸다. 지진 공포증을 겪은 주민들은 “앞으로 계속 아파트에 살아야 하나” 질문을 너나 할 것 없이 던졌다.
너나없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하루였다.
아파트 앞에 주차됐던 차는 부서지고 아파트 건물 벽은 벌어지고 갈라졌다. 아파트 뿐 아니라 학교 건물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수업을 받던 학생들은 놀라 뛰쳐나왔다.
15일 강진이 덮친 경북 포항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오후 2시 29분께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규모 5.4 지진이 난 뒤 진앙 주변인 흥해읍을 비롯해 북구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났다.
흥해읍에 있는 선린대 기숙사는 내부 집기와 천장이 파손됐고, 한동대에는 건물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한동대 일부 건물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중 혼비백산했고 건물 주변에 있던 승용차도 여러 대 부서졌다. 학생 500여명은 운동장으로 뛰쳐나가 한동안 두려움에 떨었다.
포항시민 김모(53·여)씨는 "여진으로 또 흔들릴 때마다 심장이 떨리고 무섭다"며 "난리가 난 듯해서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지를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마치 폭격을 맞은 듯한 그림이 포항에 그려졌다. 북구 흥해읍, 환호동, 장성동 등 도심지에 있는 건물은 곳곳이 무너져 주민이 불안해하고 있다.
포항 아파트 곳곳에서는 벽에 금이 갔다. 북구 두호동 한 아파트 관리소는 외벽이 아예 파손돼 밖에서 내부가 들여다보였다.
아파트 뿐 아니라 북구 장성동 한 주택은 지붕이 무너졌고 포항 시내 건물 중에는 유리창이 깨진 곳도 눈에 띄었다. 죽도파출소 앞 도로는 금이 갔고 북구 양덕동
한 아파트 앞 도로도 금이 가 있었다.
담이 무너진 곳도 부지기수였고 무너진 외벽 때문에 부서진 차도 속출했다.
흥해읍 한 아파트는 기울어졌고 장성동 한 아파트도 외벽에 금이 가는 바람에 붕괴를 우려한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포항에 살고 있는 권모(44)씨는 "아파트 건물이 부서진 데가 많고 여진이 이어져서 무서워 집 밖 차 안으로 대피했다"며 "어서 상황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 남구 지곡동 행복아파트 두 채 화장실 천장이 무너졌고 북구 두호동 4층 건물과 우창동 상가 건물은 붕괴 우려가 있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이명박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흥해읍 덕성 1리는 진앙에서 북북서쪽으로 5.5㎞ 정도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아파트 뿐 아니라 부산 해운대구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윤모(43·여) 씨는 "아이와 집에 있는데 10초 넘게 아파트가 강하게 흔들렸다"며 "고층이라 대피도 못 하고 아이를 붙잡고 불안에 떨었다"고 말했다.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에서 지진을 느낀 40대 여성은 충격으로 한때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60층이 넘는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는 금융권 직원 수백 명이 지진에 놀라 건물 밖으로 몸을 피했다.
포항 아파트 이미지 = 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