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2년 전 결정을 번복하고,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400만주의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공정위의 법 집행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의 합병전까지 제일모직은 삼성SDI에서 삼성물산을 거쳐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 밖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합병으로 제일모직(新 삼성물산)은 순환출자 고리 안으로 편입됐습니다.
당시 공정위는 경제적 실질에 변화가 없다며, 순환출자가 단순히 강화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공정위가 `합병 관련 신규 순환출자 금지 법집행 가이드라인`을 변경해 2년 전 결정을 번복했습니다.
합병으로 순환출자가 형성됐다, 즉 새로운 순환출자가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인터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 공정위는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을, 그를 통해서 공정한 경제질서를 만들 책무를 갖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삼성은 SDI-> 물산-> 전자로 이어진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합니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고리를 끊는것보다 삼성SDI와 삼성물산의 고리를 끊는 것이 더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이럴 경우 삼성SDI는 내년 3분기까지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 현재 금액으로 5천억원 어치를 매각해야 합니다.
삼성SDI는 가이드라인의 예규가 제정되면, 그 이후 법률 검토를 통해서 수용 여부 등을 다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재계의 분석입니다.
<녹취> 재계 관계자
“공정위는 법 해석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사실은 처분적 성격을 가진 것이기 때문에 소급적용하는 것은 법원칙에도 맞지 않습니다.”
공정위가 2년만에 결정을 번복하면서 정책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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