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민정비서관 "우병우, 문체부 8명 파벌 점검…朴에 보고"

입력 2017-12-2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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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50·구속)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국가정보원 등을 동원해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8명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윤장석(47)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사건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사 출신인 윤 전 비서관은 작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으로 근무하며 우 전 수석을 상관으로 모셨던 만큼 이날 증인신문에 관심이 쏠렸다.
윤 전 비서관은 법정에서 작년 3월 우 전 수석으로부터 대통령 지시사항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8명의 명단을 전달받으면서 파벌을 점검해보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조사 때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외에 보고서 형태로 세평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하자 윤 전 비서관은 "틀린 것 같다. 국정원이나 경찰로부터 보고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슨 이유로 국정원에 세평 자료를 요구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통령에게 보고드리는 것이라, 보다 객관적으로 세평 자료를 크로스체크한 것"이라고 답했다.
윤 전 비서관은 "민정수석실이 문체부 간부들을 점검한 결과는 우 전 수석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박 전 대통령은 `파벌 해소를 위해 문제 인사들을 본부 외 자리로 인사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우 전 수석이 국정원을 통해 문화부 간부 8명을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 등과 함께 불법사찰했다는 의혹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이 의혹으로 우 전 수석은 지난 15일 구속됐지만, 아직 재판에 넘겨지지는 않았다.

불법사찰 의혹이 이날 재판에서 다뤄지자 우 전 수석의 변호인은 "별건 수사 내용"이라며 반대신문을 할 수 없다고 버텼다.
그러나 재판부는 "우리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변호인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는 민정수석실이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은폐했고 이석수 전 대통령 특별감찰관의 감찰 업무를 방해했다는 의혹도 쟁점으로 다뤄졌지만, 윤 전 비서관은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최씨가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였는지 몰랐다"면서 "문제가 되면 처벌하면 되므로 평소 살펴볼 필요는 없다고 대통령이 말했다고 우 전 수석에게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 전 특별감찰관이 우 전 수석의 비위 의혹을 조사할 당시 윤 전 비서관이 `감찰권 남용`을 언급하며 불만을 표시했다는 백방준 전 특별감찰관보의 증언에 대해서는 "그렇게 심하게 말한 적은 없다"고 했다.
지난 15일 구속 이후 처음 법정에 나온 우 전 수석은 수의가 아닌 남색 정장에 하늘색 셔츠 차림이었다. 양복 왼쪽 깃에는 수감 중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하얀색 배지가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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