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여보 구해줘요"...마지막 절규 '눈물'

입력 2017-12-22 12:00  

"아직 못 해준 게 너무 많은데…" 통곡의 제천 화재 참사 장례식장
제천 화재로 아홉 손주 둔 노부부도 참변
제천 화재 장례식 현장 ‘눈물바다’...조문객 한번 포옹에도 울음 터뜨리는 유족들
"여보 살려줘" 제천 화재 희생자들 절박했던 마지막 통화



제천 화재 피해자들의 장례식장은 눈물바다 그 자체였다. 오열하는 제천 화재 유가족들을 만나러 온 사람들도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무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이틀째인 22일 사망자의 시신 6구가 안치된 제천 화재 사망자들이 모인 제일장례식장은 유족의 눈물과 통곡으로 가득 찼다.

제천 화재로 인해 갑작스레 닥친 비보에 많은 유가족이 이날 오전까지 상복도 입지 못한 채 빈소를 지켰다. 몇몇 빈소는 채 영정사진을 놓지 못한 곳도 있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천 화재 유가족들은 애써 슬픔을 억누르며 장례를 준비하다가도 조문객의 포옹 한 번에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장례식장에 안치된 모든 시신이 화재 피해자로 전날 참사의 끔찍함을 말해주는 듯했다.

시신 6구 중 5구가 누군가의 어머니였다.

나머지 1구도 피해자의 남편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샀다.

제천 화재 참사로 장인·장모를 모두 떠나보낸 최모(46)씨는 "어제 뉴스를 보고 계속 장모님께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며 "저녁 8시 30분께 장모님 번호로 전화가 와서 급히 받으니 소방대원의 목소리였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고인의 둘째 사위인 최씨는 "장모님이 어제 점심에 시장에 들른 후 사우나로 갔다"며 "장인어른은 장모님을 기다리며 휘트니스 센터로 가셨다가 함께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분이 너무 사이가 좋으셔서 닮고 싶을 정도였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생각도 못했다"며 "아직 못 해 드린 게 너무 많은데 하늘이 질투한 것 같다"고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모(76)씨 부부는 슬하에 네 딸과 아홉 손주를 뒀고, 평소 늘 함께 다니며 노년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족은 아내의 죽음을 믿지 못하는 듯 빈소 앞에서 멍하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영정으로 쓸 사진을 급히 구하느라 분주한 유족도 있었다.

빈소에 모인 조문객들은 전날 제천 화재와 관련된 얘기를 하며 "사망자 명단이 나오는 뉴스를 기다리느라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친구 이름을 보고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장례식장 한쪽에 마련된 재천 화재지원 임시사무실 앞은 밤새 유가족과 함께한 시청 공무원들이 교대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타까운 사연도 언론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지난 21일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대형화재와 관련, 사고 희생자가 변을 당하기 전 가족과 마지막 통화를 한 사연이 속속 전해진 것.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22일 오전 이번 화재 희생자의 시신이 안치된 제천서울병원 장례식장 내 유가족 대기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유가족들은 소방인력이 초기에 2층 통유리창을 빨리 깨지 못해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유족 박모(47)씨는 "장모님에게 어제 오후 5시 20분께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씨는 이번 화재로 장모(80), 처형(49), 조카(19) 등 3명의 가족을 동시에 잃었다.

외지에 사는 박씨의 처형은 지난달 대입 수능을 마친 딸과 함께 어머니가 있는 친정 제천을 찾았다가 일가족이 숨지는 참변을 당했다.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삼대가 목욕탕을 찾은 게 화근이 됐다.

장모가 박씨에게 구조 전화를 했던 시간은 화재 신고가 접수된 시간이 오후 3시 53분인 점을 고려할 때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진 이후로 추정된다.

바꿔 말하면 제천 화재 신고가 접수된 뒤 1시간 30분이 지나서 까지도 2층 여성 사우나 사망자들은 생존해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번 제천 화재로 아내를 잃은 윤모씨 역시 오후 4시 6분께 아내로부터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윤씨는 "아내가 전화기 넘어 다급한 목소리로 `살려달라`고 외쳤다"며 "그런데 연기 때문인지 콜록거리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윤씨는 아내와 통화를 끝내고 급히 119에 신고를 했다.

119에 신고한 뒤 재차 아내에게 전화했지만 답이 없었다. 불과 5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김 장관은 "제천 화재 발생 초기에 소방대가 빨리 유리창을 부수고 구조에 나서지 못한 원인을 규명하도록 하겠다"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께 제천시 하소동의 8층짜리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제천 화재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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