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북 전주에서 실종된 고준희(5)양이 강력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가족들을 상대로 뒤늦게 수사에 나서자 `골든 타임`을 놓친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지적이 나온다.
준희양 실종 전단 배포도 언론보도 이후에 이뤄진 데다 강제 수사도 한발 늦게 착수된 터라 과연 경찰에 사건 해결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된다는 비판이다.
22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준희양 친부인 고모(36)씨와 양모 이모(35·여)씨, 외할머니 김모(61·여)씨 집과 차량을 수색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수거했다.
경찰은 1시간 넘게 압수수색을 했지만, 준희양 행방과 관련해 뚜렷한 단서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팀과 과학수사대까지 동원해 집 주변 맨홀과 주차장까지 수색했으나 경찰은휴대전화와 컴퓨터, 옷가지 등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김연근 전주 덕진경찰서 수사과장은 "부모와 외할머니 집을 압수수색 했지만, 준희양이 강력범죄에 연루됐을 만한 증거는 현재까지 발견하지 못했다"며 "압수한 증거물이 준희양 행적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될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서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히자 주변에서는 안일한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모 이씨가 지난 8일 "지난달 18일부터 딸이 없어졌다. 별거 중인 남편이 데리고 간 줄 알았다"며 뒤늦게 실종 신고를 했지만 전단 배포는 이로부터 일주일이 지나서 언론보도가 나온 뒤에야 이뤄졌다.
실종 전단도 준희 양의 인상착의 설명과 사건 경위가 배포된 장소마다 달라 시민들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일부 전단은 친부 고씨 등 가족 실명과 외할머니 김씨의 정확한 집 주소가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어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논란까지 빚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준희양을 찾을 의지가 있는지 의심된다`, `압수수색을 이제야 했다는 게 한심하다`, `뒷북 수사로 꽃다운 아이를 잃을까 우려된다`며 경찰을 성토하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준희양 행방이 지난 8월부터 뚜렷하지 않은데 진작 압수수색을 통해 범죄 연관성을 조사했어야 했다"며 "가족들은 지난 11월 준희양이 실종됐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집 안에 아이가 살았던 흔적이 없다면 이들이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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