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는 영웅..베트남, 4강전 카타르 꺾자 또 붉은 환호 물결
베트남축구 새 역사 쓴 박항서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 고맙다"
기적 일군 박항서號 vs 실망 안긴 김봉길號…엇갈린 한·베트남
박항서 전성시대!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23일 예상을 깨고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결승행 티켓을 손에 쥐자 베트남 전역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동남아시아 축구 역사상 `4강 신화`를 이룬데 이어 결승 진출까지 성공한 것은 베트남이 처음으로, 박항서 감독에게 `베트남의 거스 히딩크`, `영웅`, `마법사`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을 정도다.
이날 오후 중국에서 베트남과 카타르의 준결승전이 벌어지자 각 기업의 사무실과 공장, 커피숍 등에서는 일손을 멈추고 TV 중계를 주시하며 박항서 감독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퍼졌다.
베트남이 `강호` 카타르를 상대로 전후반 2대2로 비기는 접전을 벌이자 환호했고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승리하자 연신 “박항서”를 외치며 감격에 겨워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도 하노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 곳곳에서는 결승 진출을 축하하는 자동차와 오토바이 경적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주요 거리가 8강 전에 이어 또다시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베트남 국기 `금성홍기`를 흔드는 인파로 뒤덮였다. 사무실에서 4강전을 지켜본 응우옌 비엣 민(27·회사원)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 꿈이 이뤄졌다"며 "박항서 감독은 마법사"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딘 쭝 찐(33·요식업)은 "박항서 감독은 축구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진짜 실력 있는 감독"이라며 "결승전에서 베트남 축구역사를 다시 한 번 새로 쓰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방송사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베트남팀의 승리 소식을 톱뉴스로 다루며 박항서 감독과 선수들을 영웅시했다.
준결승전에 앞서 베트남 언론들은 "우리는 이길 수 있다"는 박항서 감독의 투지를 소개했다.
박항서 감독은 8강전에서 이라크팀을 꺾은 뒤 선수들에게 "기적은 만들 수 있는 행운은 없다. 기적은 피와 땀에서 온다"고 강조한 데 이어 4강전을 앞두고 "그동안 이룬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독려했다.
베트남 축구계는 박항서 감독이 `현명한 전술`로 베트남팀을 변모시키며 베트남 축구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베트남축구 역사를 새로 쓴 박항서 감독은 극적인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박항서 감독은 전날 중국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대회 준결승전에서 승리한 이후 현지 기자들과 만나 "경기 전에는 사실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남은 전반에 카타르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고전하다 후반에 두 차례 동점 골을 만들어 2-2로 전후반을 마친 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박항서 감독은 "계속 선제골을 넣고 이겨왔는데 오늘은 먼저 실점하고 동점까지 간 데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은 그러면서 "선수들이 정말 강한 정신력으로 해나가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베트남 선수들을 칭찬했다.
박항서 감독은 "23명의 선수가 모두 똑같이 중요하다"며 "모두에게 각자의 역할이 있고 난 그들의 능력을 강하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박항서 감독의 투혼이 현지에서 빛나고 있을 때, 우리 선수단과 김봉길 감독은 무력함을 보여줬다. 결국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박항서 감독은 그를 열렬히 환영할 베트남 팬들에게로 돌아가 영웅 대접을 받게 될 것이고, 김봉길 감독은 씁쓸함을 남긴 채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박항서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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