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독이 든 성배' 전락
<앵커>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을 적극 취급하는 금융회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이 오히려 금융회사에 '독이 든 성배'로 작용해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장슬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융위원회가 6~10%대의 중금리 정책금융상품인 사잇돌대출의 공급한도를 1조원 증액하고,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는 금융회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기존에는 중금리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만 신용공여액을 150%까지 인정해줬는데, 이런 인센티브를 여신전문금융사나 신협업권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대출 총량 규제로 금융회사들이 고금리 대출에 치중해왔던 만큼, 이를 중금리로 유도해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잇돌대출 공급한도를 확대해 마중물 역할을 지속하면서도, 민간 자체적인 중금리대출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데 정책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금융위는 민간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해, 신용정보법을 개선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체계를 고도화 하는 등 각종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최종구 금융위원장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등 금융시장의 혁신적인 시도가 소비자에게 더 낮은 금리, 더 많은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인센티브를 확대하겠습니다."
문제는 정책금융인 사잇돌대출 외에 민간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는 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당국은 5대 금융그룹과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2022년까지 중금리대출 규모를 7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중·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은 여전히 리스크가 높은 대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2금융권인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최고금리 인하에 대출 총량규제라는 규제까지 겹쳐, 사실상 중금리대출을 확대하기 힘든 구조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금융권 관계자
"경험이 없으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중금리대출이. 중간등급을 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평가, 정보 등이 상당부분 있어야 이 상품도 잘 될 수 있어요."
당국이 인센티브까지 제공하며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리스크가 큰 '독이 든 성배'로 전락하며 오히려 금융사들의 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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