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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파월 시대 개막…긴축 폭·속도 '주목' -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입력 2018-02-05 10:15  




지난달 4일 16대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으로 제롬 파월이 공식 취임했다. 제롬 파월과 캐빈 위시 전현직 Fed 이사,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존 테일러 스탠포드대 교수, 그리고 재닛 옐런 전 Fed 의장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가장 손발이 맞을 수 있는 제롬 파월을 선택함에 따라 Fed의 통화정책에 변화가 예상된다.


가장 큰 변화는 금융위기 이후 밴 버냉키와 옐런 전 의장이 경제지표에 따라 그때 그때 변경해 온 ‘재량적 방식’에다 ‘준칙에 의한 방식(통화론자의 ’통화 준칙‘과 ’테일러 준칙‘ 등)’을 보완할 가능성이 높다. 제롬 파월은 40년 만에 경제학자가 아닌 법률가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통화정책 운용에 가할 수 있는 변화이기 때문이다.

도드-프랭크법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자기자본(prompt trading)과 파생상품 규제가 완화되고 금융위기 이후 금융소비자 보호에 치우쳐진 금융감독도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월가에서는 금융위기 주범으로 대폭 강화됐던 레버리지 비율(증거금대비 총투자 가능액) 규제인 이른바 ‘볼커 룰’이 폐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ed의 위상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의장에 앞서 감독담당 부의장으로 랜달 퀠스(통화정책 상 ‘트럼프 대변인’)가 임명된 이래 사사건건 불협화음으로 스탠리 피서 행정담당 부의장(옐런 의장의 스승)이 조기에 사임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친트럼프 인사로 채워질 경우 ‘Fed의 포퓰리즘’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나올 정도로 독립성이 훼손당할 우려가 있다.

가장 관심이 되는 정책금리 인상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새롭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매파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조세 감면, 최소 1조 달러 이상의 뉴딜 정책 요인까지 겹치면서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중심으로 시장금리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금리인상과 병행해 ‘자산매각’도 계획대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12월 이후 다섯 차례에 걸친 정책금리 인상에도 미국 증시는 ‘랠리’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거침없이 오르면서 한동안 잊혀졌던 ‘거품 논쟁’이 재현되고 있다. 미국 증시 거품 논쟁은 2012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명했던 빌 그로스와 워런 버핏 간 ‘주식숭배(cult of equities) 종료’ 논쟁이다.

2014년 8월에는 세계적인 석학 간에 벌어졌다. 미국 예일대 로버트 실러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CAPE(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가 26배로, 20세기 이후 평균수준인 15배를 상회해 거품이 끼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제라미 시겔 와튼 스쿨 교수는 주가 결정에 미래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그 후 잊혀져가던 거품 논쟁이 최근에는 투자 구루와 석학 간에 벌어지고 있어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년 전부터 거품이 끼었다고 주장해온 실러 교수는 지금은 CAPE가 31배에 도달해 적정수준 20배를 훨씬 웃돈다고 경고했다. 반면 트럼프 랠리의 최대 승자인 버핏은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을 더 살 것을 권하고 있다.


현재 주가수준은 Fed의 가치모형(FVM=12개월 선행이익률÷10년물 국채금리)으로 평가해 보면 2.2배(S&P500 지수 기준)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부동산 가격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보다 높게 올라간 지 오래됐다. 자산시장 거품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때 보유자산 매각조치를 지연시킬 경우 ‘후속 위기(after crisis)’ 우려가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자산매각 정책이 앞당겨진 배경이다. Fed의 금리인상경로인 ‘3·3·3 계획(3년 동안 매년 세 차례씩 3%로 올리는 것)’에 따라 중립금리 3%에 도달하는 때가 2019년 말이다. Fed가 추정한 통화정책 시차 1년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자산매각을 추진한다면 그 시기는 ‘2018년 말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월가의 지배적인 시각이었다. 하지만 1년 정도 앞당겨 작년 4분기부터 추진됐다.

자산매각 정책과 관련해 제롬 파월 시대에 주목해야 할 것은 그 규모를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 문제는 Fed의 보유자산 적정규모에 달려있다. 출구전략 개념에 충실해 보유자산 규모를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1조 달러로 돌려놓는다면 4조 5천억 달러까지 늘어난 보유자산을 무려 3조 5천억 달러를 매각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발될 수 있는 규모로 이 방식대로 추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Fed의 보유자산 적정규모는 기관에 따라 크게 차이가 크다. 글로벌 투자은행은 2조 5천억 달러에서 3조 5천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이 수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1조 달러에서 2조 달러를 매각해야 된다. 만기도래 자연감소분만으로 안 되고 1조 달러 이상 인위적은 매각이 수반될 것으로 보여 시장 충격은 불가피하다. Fed가 추정하는 적정규모는 3조 달러 내외로 제롬 파월도 이 규모를 감안한 자산매각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Fed의 위상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의장에 앞서 감독담당 부의장으로 랜달 퀠스(통화정책 상 ‘트럼프 대변인’)가 임명된 이래 사사건건 불협화음으로 스탠리 피서 행정담당 부의장(옐런 의장의 스승)이 조기에 사임했다. 의장마저 친트럼프 인사로 채워진다면 ‘Fed의 포퓰리즘’라는 새로운 용어가 나올 정도로 독립성이 훼손당할 우려가 있다.

제롬 파월 시대를 맞아 국내 주식시장 참여자의 관심도 ‘금리인상’에서 ‘자산매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전자보다 후자는 긴축 효과가 큰 만큼 선제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해 놓을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부는 ‘유포리아(과도한 투자심리 안정)를 근거로 한 ’지나친 대세 상승론‘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금융위기 이후 한미 국채금리 간 상관계수가 ‘0.7’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 정책(기준)금리와 시장금리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나라 안팎으로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는 여건에서는 대출과 연계된 무수익 자산을 우선적으로 처분하는 등 개인 차원에서도 구조조정(자산 슬림화)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글. 한상춘/<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사 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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