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남북정상회담, 국가브랜드를 드높인 신의 한 수

입력 2018-04-30 17:30   수정 2018-04-30 17:48

외교관으로 근무했던 지인 한 분이 미국에서 겪은 일이다.

옆집에 살던 미국인이 현대차를 구매한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한국차를 사주어서 고맙다”라고 인사를 건넸더니 그 미국인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이 차는 “한국차가 아니고 일본차다” 라고 하며 자신은 일본차가 성능이 좋아서 산 것 뿐이라고 얘기를 하더라는 것이다. 다시 그 차는 일본차가 아니고 한국기업이 만든 차라고 했더니 그는 다시 단호하게 “이 차 어디에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되어 있느냐?” 라고 물으며 딜러에게 일본차임을 분명히 들었다고 정색하더라는 것이다.

지인은 시종일관 단호하게 일본차라고 우기는 이웃 사람에게 사실을 더 얘기하면 불편해질 것 같아 말을 더이상 못했노라고 안타깝게 얘기했다. 참으로 씁쓸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런 일이 비단 자동차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다수의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마케팅을 할 때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것을 애써 표기하지 않거나 표기하더라도 크게 강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기업 브랜드가 국가 브랜드보다 더 유명해질 수록 더 심하다고 한다.

한국무역협회의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값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가 되었다. GDP의 76% 수준에 불과하다고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GFC가 발표(2017년 11월)한 국가브랜드순위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50개국 중 중후반에 머무는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한국은 국가브랜드관리를 하지 않는 이상한 나라라는 해외 네티즌들의 평가도 지금까지도 깊은 충격으로 뇌리에 남아 있다.

국가브랜드의 순위를 결정하는 평가항목들을 보면 국가의 문화수준과 수출, 이주 투자매력, 거버넌스, 관광인기도, 국민들의 친밀도 등 총 6개의 분야다. 일본도 국가브랜드 순위에서 4위를 차지했지만, 우리는 제외다. 이유는 남북의 경색된 관계로 인해 대한민국은 불안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안보와 치안이 불안한 나라에 이민가고 싶지 않고 투자하고 싶지 않으며 관광대상지에서도 누락시켜 버리는 것과 같이 외국인들에게도 우리의 상황이 영향을 주었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이 두 손을 맞잡고 종전선언 추진과 영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선언한 것이다. 이는 전 세계인에게 환희와 감동을 주었고 한국이 믿을 만한 나라로 인식하게 하는 빅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필자는 (사)대한민국브랜드협회를 만들어 국가브랜드의 중요성을 알리고 베트남과 몽골 등에서 구순구개열(언청이) 환자들을 한국으로 데려와 무료수술을 시켜 주는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누구보다도 대한민국의 브랜드와 국격을 높이기 위해 뛰어다니는 입장에서 두 정상의 만남을 평가한다면, 신의한수였다고 말하고 싶다.

정상회담은 개최의 의미 뿐만이 아닌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이로서 대한민국 기업과 제품,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있게 견인차 역할을 했다. 과거엔 국가의 총체적 역량을 집중해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관리하려는 생각보다는 하나의 슬로건만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국가브랜드를 제대로 안착시키지 못했다. . 근시안적 정책의 반복으로 품질이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국가브랜드나 기업브랜드 육성을 위한 지원시설이 부족하다. 브랜드는 콘텐츠나 디자인보다도 상위의 개념인데, 큰 틀에서 보지 않고 부분만을 다루기 때문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작년 GFC평가에서 미국을 제치고 국가브랜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독일. 이 나라는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으며 하드웨어파워뿐만 아니라 소프트파워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신뢰와 성실이라는 브랜드이미지를 가지고 있기에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미국산이나 일본산보다 훨씬 더 비싼값을 받는 이유다.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한민국이 평화와 신뢰의 상징으로 전 세계인에게 각인되길 바란다. 여기에 국가브랜드 순위도 대폭 올라 글로벌 시장에서 분투중인 우리 기업들이 더 큰 날개를 펼칠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기고: (사)대한민국브랜드협회 이사장 경영학박사 조세현

대한민국브랜드협회 조세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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