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급증 삼성전자, 사라진 '액분' 효과

김원규 기자

입력 2018-05-15 14:48  



    <앵커>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탈바꿈한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효과는커녕 공매도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자 투자 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데요.

    김원규 기자입니다.

    <기자>

    거래재개(지난 4일) 후 6거래일간 삼성전자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 대금은 860억원.

    액면분할 전까지 올해 하루 평균치(220억원)와 비교해서 많게는 4배 가까이 상승한 규모입니다.

    같은 기간 전체 거래량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한해 5%를 밑돌았지만 액면분할 이후 20%까지 치솟았습니다.

    공매도가 급증하자 삼성전자 주가도 5% 넘게 떨어지며 전날(14일)에 이어 이틀 연속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5만원을 밑돌고 있습니다.

    액면분할 이후 거래량 증가에 따라 주가 상승을 점쳤던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이 사실상 빗나간 겁니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데는, 먼저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이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실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5조7000억원으로 한달전(16조4000억원) 대비 4.5% 하향 조정됐습니다.

    기대와 달리 예상을 밑도는 거래량도 주가의 걸림돌로 지적됩니다.

    거래재개 첫날 삼성전자의 거래량은 4천만주에 육박했지만 최근 들어 1/4(1천주)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그간 삼성전자의 큰손이었던 외국인(-1700억원)과 기관(-7700억원)도 순매도세로 돌아섰습니다.

    <인터뷰>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

    "대북경협주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 발표도 마무리했다. (공매도 세력이)단기간에 IT가 주도주가 되기는 힘들다는 것에 베팅을 하는 거 같다."

    액면분할 이슈 이후 마땅히 내세울 만한 상승재료가 부재하면서 시장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지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더불어 금융당국이 삼성생명에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것을 잇따라 요구하는 등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 개편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점도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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