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진실공방이 한창인 가운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금감원의 독립성 보장 등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놓고 두 기관의 힘 겨루기가 본격화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위반 여부를 논의하는 감리위원회가 열리던 날.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은 분식회계는 말도 안 된다며 금융감독원을 맹비난했습니다.
[인터뷰] 김태한 /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지난 17일)
"최종 결론이 나기 전에 사기, 분식이란 이름으로 언론에 공개한 건 당사자가 누군지 몰라도 큰 잘못을 한 것입니다. 언젠가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피감기관 대표가 감독기관인 금감원을 대놓고 비판한 건데, 정작 상급기관의 수장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인터뷰] 최종구 / 금융위원장(지난 18일)
"모르겠습니다. 제가 지금 그런 걸 답변드릴 수가... 제가 더 말씀드릴 게 없어요."
갑작스레 나온 삼성의 '바이오젠 콜옵션' 공시에 대해서도 감리위에서 다룰 일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금감원이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와 충분히 사전협의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인터뷰] 최종구 / 금융위원장 (지난 9일)
"전례 없이 사전통지 사실 외부에 공개했고 그로 인해 시장에 충격, 혼란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최 위원장은 금감원의 잘못은 공공연히 지적하면서도 감리위원으로서 '자격시비'에 휘말린 김학수 금융위 증선위원에 대해선 "문제 없다"고 말해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말로는 '협력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금융위, 금감원 두 기관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면서 이번 사건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위가 계속되는 금감원의 '독립성' 요구에 불편함을 느끼면서 사사건건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깁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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