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부동산 P2P 업체 루프펀딩이 금융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회사측이 제시한 투자상품 소개서에는 빌라 신축자금이라고 나와 있는데, 현장에 가보니 이미 몇 년 전 다 지어진 건물이거나 잡초가 무성한 허허벌판인 곳들이었습니다.
고영욱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3위 부동산 P2P업체 루프펀딩이 투자자들을 모집해 신축자금을 대출해 줬다고 공시한 대전광역시 중구의 한 빌라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3월 공사를 시작해 올해 3월 완공된다는 상품안내공시 내용과는 달리 이 빌라는 이미 지난 2016년 12월에 다 지어져 이듬해 1월 입주가 시작된 건물이었습니다.
<인터뷰> 인근 부동산 관계자
“건축물관리대장상 사용승인일자는 2016년도 12월 22일자로 사용승인이 돼있습니다. 준공이 떨어졌으니까 입주가 가능한 상태로 봐야죠.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조사해보니까 2017년도 1월에 세 건 정도 거래됐습니다.”
이 회사는 이미 다 지어진 빌라를 신축자금 대출상품이라고 속여 세 차례에 걸쳐 총 10억 원의 투자금을 모집했습니다.
은행 정기예금 이자보다 훨씬 높은 연간 18%의 이자를 지급한다고 광고한 만큼, 투자금은 어렵지 않게 모을 수 있었습니다.
루프펀딩이 같은 수법으로 신축자금 8억 원을 대출한 경기도 광주의 다세대주택 사업장은 상황이 더 심각했습니다.
<기자스탠딩>
“루프펀딩에서 소개한 경기도 광주의 다세대주택 신축 건설현장입니다. 소개서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는 완공이 돼있어야 하는데 보시는 바와 같이 잡초만 무성한 상황입니다.”
올해 5월까지 건물을 다 지은 뒤 건물과 땅을 담보로 금융권에 대출을 받아 돈을 돌려준다고 공시했는데 아직 땅조차 파지 않은 겁니다.
문제는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이자(수익금)를 지급하고 있는 상태여서 현장에 가보지 않으면 사기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루프펀딩측은 한국경제TV의 취재가 시작되자 조만간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겠다고 해놓고 연락을 끊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수사당국과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먹튀’ 등으로 인해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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