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에 국내 주식시장이 타격을 입는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요.
하지만 제시된 목표주가와 이후 해당 종목의 주가 흐름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괴리감은 상당히 컸습니다.
앞서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타깃이 됐던 종목들의 주가를 김원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에 연일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어제(12일) 미국 골드만삭스가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에 대한 투자를 경고하자 한미약품 등 일부 종목은 오늘 7% 넘게 떨어졌습니다.
지난 10일에는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종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최하 등급인 `주의`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여파로 이날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3% 이상 떨어졌으며, 코스피(-1%)도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앞서 호텔신라와 LG생활건강 등 각 업종 대장주들도 외국계 매도 리포트에 속절없이 무너진 바 있습니다.
문제는 외국계 증권사가 매도 의견을 내면서 제시한 목표주가가 실제 주가 흐름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데 있습니다.
CLSA는 앞서 (2017년 7월25일·우리시간) 삼성에스디에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주가(19만원) 대비 반토막 수준인 10만원을 제시했습니다.
다음날 주가하락률이 10%에 육박했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폭을 확대하며 현재 22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 역시 올초(1월19일) 일본 도이치뱅크가 당시 주가(31만9300원)의 1/3도 못 미치는 목표주가(8만7200원)를 내놓자 타격을 입었지만 그해 3월 사상 최고치(37만3500원)를 기록하며 해당 증권사의 전망을 무색케 만들었습니다.
이외에 파라다이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도 외국계 증권사가 제시했던 목표주가 대비 현재 두 배 가량 높습니다.
이처럼 외국계 증권사의 의견과 실제 주가와의 괴리감이 크자 전문가들은 투자자에게 주의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외국계의 의견을 따라 손절매에 나서 발생한 손실은 결국 투자자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증권사의 리포트라는 것은 해당 종목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뿐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맹신하는 자세를 가지면 안된다. 투자 의사 결정에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정도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국계 증권사의 의견에 대해 참고 수준을 넘어선 지나친 맹신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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