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촉발된 금융위기 우려가 아시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의 달러화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와 달러화 강세가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터키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치솟았던 터키 리라화.
달러당 7리라를 넘었던 환율은 최근 6리라까지 내리며, 다소 진정되는 모양새입니다.
터키 위기가 다소 진정된 이 때, 새로운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바로 터키 다음에 올 커다란 위기의 진앙지로 아시아가 지목받고 있는 겁니다.
아시아 지역의 투자등급 채권이 줄어드는 데 반해, 달러화 부채가 세계 어느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게 주된 요인이라는 겁니다.
실제 지난 2009년 이후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달러화 부채 규모는 약 2조달러. 이번 위기를 겪은 터키(1,900억달러)보다 10배 이상 많은 수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 달러화의 상승세가 아시아의 위기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아시아 지역에서 자금 유출이 본격화되면, 삼성이나 알리바바 등 아시아 기술주의 주가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제2의 위기 진앙지로 아시아가 지목받는 건 다소 과장됐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의 부채가 많은 게 사실이지만, 부채 못지않게 경상수지 흑자가 충분하고, 외화보유액 역시 적지 않다는 겁니다.
이 가운데 아시아 국가들의 GDP 대비 대외부채 비율은 지난 2000년대 초반 30%에 달했지만, 2017년엔 10% 후반으로 낮아졌습니다.
<전화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아시아권 국가들의 부채가 큰 건 사실이지만, 아시아권 경제, GDP(국내총생산) 규모가 굉장히 큰 것 또한 사실이다. 현재 상황에서 유동성의 위기를 겪고 있는, 뚜렷한 증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신흥국 통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해외 투자자금의 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아시아 위기에 대비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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